[2020 국감] "구글엔 있는데 원스토어엔 없네?" 수수료 30% 배짱 장사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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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0-10-0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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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상위 10개 게임 중 8개는 원스토어에 없어

  • 과방위 "구글이 원스토어에 등록 막는다 의심... 법으로 갑질 막겠다"

리니지M, 리니지2M,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V4,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A3: 스틸얼라이브, R2M, 뮤 아크앤젤, 라이즈 오브 킹덤즈, 원신.

이들 게임의 공통점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지만 원스토어에선 내려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5일 국회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에 차등을 두는 구글과 콘텐츠 업체의 정책이 21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주요 현안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대외적으로 구글코리아 대표로 알려져 있는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하지만 등기상에는 미국 구글 본사의 법무 임원인 낸시 메이블 워커 미국 변호사가 구글코리아 대표로 등록되어 있다. [사진=구글 제공]

구글이 자사 앱 마켓인 플레이스토어에서 유통하는 모든 디지털콘텐츠(게임 포함)에 구글 인앱결제(IAP) 시스템을 강제하고 콘텐츠 판매가의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겠다고 하자 대안 앱 마켓인 원스토어가 국내 기업 사이에서 새 디지털콘텐츠 유통처로 주목받고 있다. 원스토어는 SK텔레콤과 네이버가 지분을 투자해 지난 2016년 5월 출범한 통합 앱 마켓이다.

실제로 원스토어는 지난 2018년 7월 디지털콘텐츠 판매 수수료를 20%로 내리고, 기업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면 5%까지 낮출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정책에 힘 입어 지난 7월 원스토어는 수수료 인하 후 8분기 연속 거래액이 성장하고, 올해 상반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수수료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게임 거래액의 경우 수수료 인하 전인 2018년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수수료 인상을 강행한 구글이 독점 논란을 피하기 위해 내민 당근인 대안 앱 마켓 성장 정책도 원스토어에 일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구글은 내년 출시하는 '안드로이드12(가칭)'에 이용자가 앱 마켓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모바일 업계에선 원스토어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겨루는 것은 여전히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지적한다. 앱 마켓 사업의 핵심인 콘텐츠 보유량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웹젠 등 많은 국내외 콘텐츠 업체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엔 앱과 게임을 올리면서 앱스토어엔 올리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게임은 전 세계 190개국에 진출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국내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많든 게임은 원스토어에 제공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과거에는 전 세계 게임 출시를 위해 현지 앱 마켓과 일일이 계약을 맺어야 했으나,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게임을 올리는 즉시 구글 클라우드의 콘텐츠 서버(CDN)를 통해 전 세계 시장 출시를 위한 준비가 끝난다는 게 구글 측의 설명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제공하는 이용자 추천 프로그램 '구글 피처드'도 게임 업계의 주요 관심사다. 구글 피처드에 선정되면 앱과 게임 매출이 2~10배까지 치솟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구글과 콘텐츠 업계의 해명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선호하는 이유가 될 수는 있어도 원스토어를 차별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는 게 국회 과방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과방위 관계자는 "구글이 플레이스토어와 구글 피처드의 영향력을 토대로 콘텐츠 업체가 타 앱 마켓에 앱과 게임을 올리는 것을 금지시킨 정황이 있다. 구글의 행보에 따라 매출이 최대 10배까지 차이날 수 있는 만큼 콘텐츠 업체가 구글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전했다.

이에 과방위 허은아 의원(국민의 힘)은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기업(구글, 애플)이 콘텐츠 업체에게 자사 플랫폼(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에만 앱 등록을 강요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전기통신사업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허 의원은 "구글 등 현행 앱 마켓사업자가 시장을 독과점하면서 모바일 콘텐츠 사업자가 다른 앱 마켓(원스토어)에 앱과 게임을 등록하지 못하게 하는 등 불합리한 요구를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 일부 대형 게임업체가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에만 대표 신작 게임을 등록하고 있어 원스토어 같은 중소 앱 마켓 사업자나 앱 마켓 시장에 진출하려는 사업자가 경쟁의 필수인 앱과 게임을 확보하지 못하는 어려움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과방위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구글코리아의 등기상 대표이사인 낸시 메이블 워커가 코로나19에 따른 자가격리를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못한다고 통보하자 엔씨소프트에 요구한 참고인 출석을 철회하기로 했다.

한 의원은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국내 톱3 게임사로 성장한 엔씨소프트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그동안 겪은 애로사항과 게임시장이 모바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정부와 국회가 함께 짚어보고 싶었다. 국내 유저가 대다수인 엔씨소프트조차 구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시장환경이 이미 형성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이러한 과방위의 지적에 구글 측은 "어떤 앱 마켓에 출시할지는 개발자의 선택이며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이를 존중한다. 모든 개발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앱을 배포할 수 있는 계정등록을 할 수 있다. 구글플레이 개발자 배포 계약과 개발자 프로그램 정책을 준수하는 모든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출시될 수 있이며,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플레이스토어에만 앱을 출시하기로 결정한 개발자에게 어떠한 혜택도 제공하지 않는다. 또한 구글 플레이스토어 상의 모든 앱과 게임은 타사 앱 마켓 출시 여부와 관계 없이 사용자에게 노출되고 추천받을 기회를 제공한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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