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윤 칼럼] 테슬라 머스크가 앞당긴 미래 .. 우리 기업도 혁신해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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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윤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글로벌인텔리전스학과 특임교수
입력 2020-10-0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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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윤 교수]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 9월 22일 ‘배터리 데이’ 행사에서 당초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배터리와 관련한 혁신적인 신기술을 발표하지 못해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일론 머스크의 발언에 주목한다면, 조만간 자동차산업이 빅뱅을 맞게 된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는 한 달 후에 완전자율주행 기술인 베타버전을 선보일 것이며 앞으로 전기자동차 배터리 가격을 절반 이상으로 줄이고, 3년 안에 완전자율주행 전기차를 25,000달러에 판매하겠다고 장담하였다. 만일 일론 머스크의 계획이 실현된다면, 오는 2023년에는 완전자율주행 전기차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다. 마치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2007년 스마트폰 시대를 열어 세상을 바꾸어 놓은 것처럼, 일론 머스크도 전기자동차 시대를 주도해 온데 이어서 완전자율주행 전기차 시대까지 이끌어가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를 스티브 잡스에 견줄 만큼 혁신적인 기업가로 평가하고 있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느니 일론 머스크에 기부하겠다”고 말하여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이는 일론 머스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에너지와 능력을 가진 혁신적인 기업가이기 때문에, 래리 페이지가 기꺼이 기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전기자동차 시대의 혁신을 주도해왔다. 테슬라는 2014년 6월 특허기술을 무료로 공개했으며 2017년 4월 시가 총액에서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을 꺾었고 금년 7월 1일 글로벌 자동차 1위인 도요타까지 제치고 자동차업계 시총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였다. 테슬라가 상장한 지 불과 10년 만의 일이다. 이것은 현재 자동차산업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중심에서 전기차로 급격하게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테슬라는 후발 스타트업들이 전기자동차산업에 진입하여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고, 전기자동차 시대를 앞당겨 왔다.

머스크의 ‘배터리 데이’ 선언으로 향후 글로벌 자동차업체들 간에 완전자율주행 기술개발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완전자율주행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한마디로 자동차산업의 또 다른 빅뱅이 시작되었다. 테슬라와 비교할 때 전기차 기술개발에 뒤처진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업체들은 자율주행기술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GM은 자회사 크루즈가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하여 기술력을 과시한 바 있다. BMW 등 유럽 자동차업체들도 완전자율주행 자동차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글로벌 IT 업체인 구글은 오래전부터 자율주행자동차 기술을 개발해왔고, 2018년 12월 웨이모를 통해 세계 최초로 상용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아마존, 애플도 기술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업체는 물론, 전기차, IT, AI, 반도체, 승차공유 기업들까지 미래산업의 핵심인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 정책을 통해 AI, 자율주행기술 분야를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중국의 간판 IT 기업들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바이두가 추진하고 있는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기술 굴기를 꺾기 위해 화웨이, 틱톡, 위챗 등과 같이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까지 제재하고 있어 반도체, 스마트폰, 정보통신, SNS 등 첨단산업에서 그 파장이 상당히 크다. 미국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5G와 AI 분야에서 중국이 주도권을 잡지 못하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완전자율주행 전기차는 전기차, AI, 반도체, 배터리, 자율주행, 로봇, IT 등 미래 핵심기술들과도 직접 연결되어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현대자동차, 삼성, SK, LG 등 국내 대기업들도 4차산업 혁명이라는 엄청난 변화 중심에 있으며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사활을 건 기술전쟁에 나서고 있다. 기술혁신 경쟁에서 뒤떨어진다는 것은 조만간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산업혁명 과정을 거치면서 초일류 기업들이 소리 없이 문 닫은 사례를 많이 보았다. 1960년대 진공관 기업들이 트랜지스터 기술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없어졌으며, 필름업계의 강자였던 코닥도 디지털 기술시대로 전환하지 못하고 파산하였다. 피처폰 세계 1위였던 노키아도 애플의 스마트폰 혁신에 맥없이 무너졌다.

앞으로 다가올 완전자율주행 전기자동차 시대의 글로벌 경쟁에서도 혁신기업은 살아남고, 새로운 강자로 등장할 것이다. 과연 전통적인 자동차업체들이 생존할 것인지, 아니면 테슬라 등 전기자동차 업체들과 구글, 애플, 아마존 등 IT업계 혁신기업들이 산업 판도를 바꿀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를 바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래사회는 SF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장면들이 현실이 될 것이다. 완전자율주행 전기차 시대가 미래사회 변화의 출발점이다. 금년 초부터 시작했던 코로나19로 세계는 빠르게 언택트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했던 오프라인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무너지고 있으나, 온라인 기업들은 급성장하고 있다. 언택트 시대가 로봇, AI,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전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혁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 있다.

미래사회는 기술진화가 급속도로 빨라진다. 글로벌 기업이라도 핵심기술 개발에만 집중하고, 부족한 부분은 전략적 제휴나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채워야만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생태계 제공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치열한 기술 패권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이 미래 핵심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미국, 중국, 독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자국 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다가올 미래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기업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산업환경은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듯 하다. 정부가 미래산업을 위한 기틀 마련에 주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각종 기업규제를 쏟아내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지원해주어야 한다. 또한 우리 기업들도 혁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 소리 없이 사라졌던 기업들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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