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타격…아태지역 거래량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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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0-10-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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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복 더디게 진행될 듯…리테일·숙박 취약성 확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여파가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실물경기 악화와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투자 수익률이 크게 낮아진 데다가 다른 자산에 비해서도 회복이 느린 모습이다.

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는 2018~2019년 동기 평균 대비 65% 급감했다. 미주도 25% 하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타격…호텔·리테일 부진 심화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야는 호텔과 리테일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부진이 심화됐다.

미국의 호텔 객실 점유율은 2019년말 66.1%에서 올 4월에는 22%로 하락했다. 리테일 부문도 아마존 등 온라인 부문이 강한 업체들을 제외하면 예년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공실률 증가로 오피스 부문 수익도 악화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와 노르웨이 오슬로, 체코 프라하, 포르투갈 리스본 등 세계 주요 도시의 오피스 공실률은 올 1분기와 비교해 상승했다.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와 미국 뉴욕의 중심지 공실률은 10%를 웃돌았다.

문제는 앞으로다. e커머스용 물류시설 등을 제외한 호텔, 리테일, 오피스 등의 수요가 단기간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순임대수요 감소세 전환, 공실률 증가 등으로 올해 미국의 오피스 가격이 17.2%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리테일과 숙박도 각각 19.2%, 20.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아파트와 산업용 부동산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양상을 보였다. 산업용 부동산의 선전은 e커머스 업체 등의 물류시설 수요가 증가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간접투자 방식도 위험

부동산 펀드 등의 유동성 악화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기초자산의 유동성은 낮고 투자 만기는 길기 때문에 금융시장 불안으로 투자자들의 환매가 급증할 경우 시장가격보다 낮게 처분하면 손실 폭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부동산투자회사는 올 1분기 유동성 악화로 인해 2019년 말 대비 150.5% 급증한 370억 달러를 은행 크레딧 라인을 통해 인출한 바 있다.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하지 않더라도 △임차료 징수율 하락 △만기도래시 재융자 조건 악화 △부동산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LTV(부동산담보비율) 상승 등으로 일시적인 유동성 악화가 재연될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으로 투자회사들은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코로나19 이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불안은 밸류에이션이 아닌 유동성 경색에서 발화한 만큼 새로운 금융위기로 발발할 가능성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회복속도 더딜 듯…부동산 수요 변화 가능성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해 침체 폭이 얕다고는 하지만, 회복속도는 더디고 부문별로 불균등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불확실한 데다가 경제활동의 (부분)봉쇄 장기화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리먼사태보다 더 더뎌질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와 경기 향방에 따라서는 침체가 장기화할 우려도 있다.

부문별 차별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리테일은 언택트 일상화에 따른 e커머스로의 전환으로 아마존 등 일부를 제외한 업계 전반 부진이 우려된다. 오피스는 재택근무의 확산, 아파트는 더딘 고용회복이 반등을 제한할 소지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언택트·e커머스·재택근무 확산으로 상업용 부동산 수요의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물류 등 산업용 시장은 성장하는 반면, 리테일·호텔·오피스 시장은 구조조정될 수 있다. 향후 미국의 사무직의 최대 50%는 전면 혹은 부분 재택근무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전환이 어려운 오프라인 소매점 부진도 심화될 수 있다. 글로벌 온라인 판매 비중은 2014년 6%에서 2019년 13%로 증가했으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증가속도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은?

그동안 상업용 부동산은 중위험·중수익 투자상품으로 인식돼 왔지만, 호텔·쇼핑몰 등이 단기 내 정상화되기 어렵게 되면서 투자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경고했다.

상업용 부동산은 투자형태나 변제순위에 따라 투자 위험이 다르기 때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해외 투자의 경우 환율 변동과 외화유동성 위험에도 노출돼 있어 위험관리와 위기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크게 증가한 데다 오피스 등 특정 부분에 대한 집중도가 커 향후 익스포저 다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해외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2015년 말 12조5000억원에서 2019년 말 54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2019년중 해외 기관의 국내투자는 산업용 비중이 가장 컸던 반면, 우리나라의 해외투자는 오피스가 70% 이상을 차지했다.

국제금융센터의 김성택 전문위원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해외 및 간접 투자자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이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유동성 리스크에 특히 취약하다"며 "코로나19 재확산 시에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뚜렷해지고 금융위기 시와 유사한 유동성 경색이 나타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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