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후폭풍...9월 이사철 전월세거래 연중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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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0-09-2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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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5807여건, 8월 1만59건...42.3% 하락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지난 7월부터 3개월째 하락일로다. 이달 5800여건으로, 지난달 1만여건의 반토막 수준이다. 서울시가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래 월간 최저치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이달 서울시내 전월세 거래건수는 총 5807건으로 나타났다. 지난달(1만59건)보다 42.3% 하락했으며, 지난해 동월(1만2500건)보다는 53.5% 떨어졌다.

높아진 세금 부담 등으로 전세거래가 줄어든 만큼 월세 건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이 있었지만, 월세계약 건수(월세·준전세·준월세 통합)도 이달 1593건에 불과했다. 지난달(2912건)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7월에는 4272건을 기록했다.

거래량 급감은 매물부족 현상과 연관돼 있다. 지난 7월 31일 시행된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에 따라, 계약 만기가 도래한 물건들이 시장에 출회되지 않는 것이다. 

임대차2법은 세입자가 1회에 한해 만기 연장을 요구할 수 있고, 집주인은 계약 갱신 때 최대 5%까지 임대료를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최초 계약 만기 후 기존 세입자와 재계약을 할 바에는 실입주를 하거나 실입주할 수요자에 집을 양도하는 편이 낫다는 집주인들의 판단에 시장매물이 크게 줄어들기도 했다.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포털 '아실'에 따르면 서울지역 전월세 매물량은 29일 기준 1만7833개(전세 8764개·월세 9069개)인데, 지난달 29일에는 2만8355개(전세 1만5114개·월세 1만3241개)에 달했다. 지난 7월 29일 기준으로는 6만2817가구였다.

시장매물이 크게 줄어든 데는 잇단 부동산대책도 한몫했다. 정부는 6·17 부동산대책을 통해 강남구 삼성동·대치동·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서는 2년 실거주를 의무화했다.

신규 입주물량 자체도 많지 않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3만9821가구를 기록했던 서울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3만7573가구로 2000여가구 줄었다. 내년에는 1만8887가구로 올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진다. 2022년에는 1만2893가구로 내년보다 6000여가구 더 떨어진다.

전월세 거래건수를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가을철 맹모·맹부의 움직임이 활발했던 강남구, 양천구, 노원구 등지에서 일제히 감소추이가 드러나고 있다.

강남구는 이달 365건을 기록해, 전월(631건) 대비 42.1%나 감소했다. 지난 6월에는 1424건을 기록했지만,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7월 1116건으로 떨어진 바 있다.

양천구 역시도 6월 827건에서 7월 791건, 8월 455건 등으로 떨어지다 이달 들어 287건으로 크게 꺾였다. 지난달보다 36.9% 줄어든 것이다. 노원구도 6월 1259건, 7월 1189건, 8월 730건, 9월 442건 등 추이를 보였다. 지난달 대비 39.4% 감소했다.

거래 가뭄 속 전월세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공급량은 부족한데 수요는 그대로 멎어 있는 때문이다. 한 번 세입자를 받으면 4년간 임대료를 마음대로 올리지도, 세입자를 바꾸지도 못할 것으로 판단한 집주인들이 보증금이나 월임대료를 크게 올렸기 때문도 있다. 조세 저항이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이 발표한 월간 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전세가격 월간 변동률은 7월 0.68%, 8월 1.07%, 9월 1.59% 등으로 3개월 연속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상승폭도 꾸준히 커졌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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