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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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0-09-2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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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덕아남·가락쌍용1차, 연내 조합창립총회 앞둬

  • 잠실현대, 조합설립 위한 주민동의율 50% 이상

  • 수서까치마을, 대치현대 주민 대상 설명회 예정

최근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해 사업을 본궤도에 올린 강남권 주요 단지가 늘어나는 추세다.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달리 용적률, 기부채납 등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데다, 앞서 리모델링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강남권 단지가 적지 않은 수익을 내면서 '리모델링은 돈이 안 된다'는 편견도 완화된 때문이다.

27일 정비사업전문관리업계·각 아파트단지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아남을 시작으로, 송파구 가락쌍용1차, 송파구 잠실현대, 강남구 수서까치마을, 강남구 대치현대 등 강남권 주요 단지가 조합 설립을 앞뒀다.

고덕아남은 최근 조합을 세우기 위한 주민 동의율을 모두 충족해 다음달 창립총회를 앞두고 있다. 가락쌍용1차도 지난 7월 14일을 기해 조합설립 기준인 66.67%를 모두 확보했다. 창립총회는 오는 11월 7일로 예정됐다.

잠실현대는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이 50%를 조금 넘은 상태며 수서까치마을, 대치현대 등은 주민 대상 사업 설명회를 앞두고 있다.

대치현대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은 "당초 지난달 설명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취소했다"며 "올해 안에 사업 설명회를 열고, 내년 1/4분기 안에는 조합 설립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사업에 탄력을 받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고덕아남은 지난달 15일 전용면적 85㎡(31평)짜리가 9억8000만원에 팔리는 등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동일 평형은 최저 11억원부터 12억6000만원까지 호가가 형성돼 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 대비 규제에서 자유로워 주목받기 시작했다. 재건축만큼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주목도를 끌어올렸다.

조합 설립에 필요한 주민 동의율이 66.7%로, 재건축(75%)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낮다. 추진 가능 연한도 준공 후 30년 이상인 재건축의 절반(15년 이상)에 불과하다. 안전진단도 최소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하는 재건축과 달리, 수평증축 C등급, 수직증축 D등급 이상을 받으면 된다.

앞서 리모델링을 끝마친 '선배단지'가 지역 내 대장주로 이름을 날리면서 "미래가치가 나쁘지 않다"는 인식도 퍼졌다. 강남 최초 리모델링단지로 알려진 도곡동 '쌍용예가(도곡동신아파트)'는 지난달 15일 전용 108㎡(40평)짜리가 20억5000만원에 실거래되는 등 신고점을 찍었다. 지난 2015년 10월 9억원에서, 5년여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뛴 것이다.

아직 '가구 간 내력벽 완전 철거'가 허용되지 않아 평면 구성이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이런 부분이 리모델링사업을 수행함에 있어 크나큰 걸림돌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현행 '주택법'은 내력벽을 헐어 가구를 합치는 것만 금지할 뿐, 내력벽을 일부 철거하는 것은 규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근우 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회 부위원장은 "통상 내력벽의 10분의1 정도만 부분적으로 철거할 수 있으면 리모델링에 큰 제약이 없다고 본다"며 "내력벽 완전 철거 허용 여부는 지금으로선 지엽적인 문제다. 정부가 리모델링을 밀어준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서울 강동구 고덕아남[사진 = 네이버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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