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대신 운전해"…'을왕리 음주사망' 벤츠 男동승자 검찰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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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0-09-2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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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리기사인 줄 알고 운전 맡겨" 주장

  • 경찰, 위험운전치사 방조죄 추가 적용

인천 을왕리에서 치킨 배달 중이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음주 벤츠 차량에 있던 40대 동승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사고 벤츠는 이 남성 회사 법인차량으로, 음주 운전자인 30대 여성에게 "네가 술을 덜 마셨으니 운전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방조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A씨(47·남)를 24일 오후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사건을 바로 넘겨달라는 검찰 요구에 따라 예정보다 하루 일찍 송치했다.

A씨는 지난 9일 0시 55분쯤 인천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편도 2차로에서 B씨(33·여) 음주운전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치킨을 배달하러 가던 C씨(54·남)가 치여 숨졌다. 당시 B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1%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치를 넘었다.

사고를 낸 벤츠 차량은 B씨 소유가 아닌 A씨 회사에서 나온 법인차량으로 확인됐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대리운전기사를 부르자고 했는데 C씨가 '네가 술을 덜 마셨으니 운전하라'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사고 전날인 8일 저녁 처음 만난 사이로, 다른 남녀 일행 2명과 을왕리해수욕장 근처 숙박업소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 3명이 한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다 오후 9시쯤 가게에서 나왔고, 이후 잡은 숙박업소에 B씨가 합류했다. 4명이 술을 마시던 중 다툼이 생겨 두 사람이 먼저 방에서 나와 A씨 벤츠 차량에 탑승했다.

당시 숙박업소 주차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B씨가 운전석에 탈 수 있게 돕는 A씨 모습이 담겼다. 주차장에 세워진 벤츠 운전석 쪽으로 B씨가 가서 문손잡이를 잡아당기지만 열리지 않았다. 이후 A씨가 조수석으로 접근하자 차량 잠금장치가 풀리면서 방향지시등 불빛이 수차례 깜박였다.

A씨는 "차량 리모트컨트롤러로 차 문을 열어준 건 맞지만 나머지는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B씨가 대리기사인 줄 알고 운전을 맡겼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차량 잠금장치를 풀어줬고, 비 오는 날 만취한 운전자가 차량을 몰면 인명 피해가 날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죄와 함께 '윤창호법'인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 방조죄를 추가로 적용했다.

음주운전 방조죄는 보통 벌금형이지만 위험운전치사 방조죄까지 적용되면 징역형이 나올 수 있다.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구속된 B씨는 앞서 지난 18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음주운전자가 지난 14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중구 중부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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