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특허분쟁] 한 번 삐끗에 수백억 배상…국내 대기업에 ‘무차별 소송’

윤정훈·장은영 기자입력 : 2020-09-25 03:00
올 1분기 미국 내 특허분쟁 54건…전년비 500% 증가
국내 대기업들이 특허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명 ‘특허 괴물’이라 불리는 특허관리전문업체(NPE)가 국내 기업을 타깃으로 무차별 소송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만약 소송에서 지면 판매 금지는 물론 수천억원의 배상까지 해야 해 기업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24일 특허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내에서 우리 기업이 연관된 특허 분쟁은 총 54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9건)에 비해 500%(45건) 증가했다. 54건 모두 대기업에서 발생했다. 이 가운데 정보통신분야 특허 소송이 27건, 전기·전자는 19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150%(25건), 375%(15건) 늘었다.

TV·스마트폰 관련 매출액이 크고, 특허가 많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NPE의 주 타깃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 본사와 미국법인, 삼성디스플레이 등 3개 법인은 지난 15일 아일랜드의 NPE인 ‘솔라스 OLED’로부터 특허침해 혐의로 피소됐다. 솔라스 OLED가 보유한 OLED 패널 관련 기술 특허 2건이 삼성전자에 의해 무단으로 도용돼 주요 스마트폰 제품에 적용됐다는 것이다. 솔라스 OLED는 앞서 LG디스플레이도 같은 건으로 제소한 바 있다.

LG전자 본사와 LG전자 미국 법인은 지난 17일 필립스로부터 특허침해 소송을 당했다. 디지털 비디오 장치에서 콘텐츠를 재생하는 기술이 자사 특허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필립스는 LG전자가 자사 특허를 침해해 TV, 나노셀 TV, LG그램, G패드, 벨벳 등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는 소송의 일부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소 수십건의 특허 소송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한 건의 소송만 삐끗하더라도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영국 몬디스 테크놀로지가 제기한 TV와 모니터 디스플레이 기술 관련 특허 침해 1심 소송에서 패소해 4500만 달러(약 540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국내 카이스트IP가 미국 텍사스 법원에 제기한 1심 소송에서 2억 달러(약 2400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고, 최근 합의했다.

국내 기업들은 잇따르는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특허 전담팀을 구성,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대기업들이 외국에서 특허 소송에 얽히는 이유는 원천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기준 특허 건수는 총 19만242건이다. 국내 3만9607건, 해외는 15만635건이다. LG전자 역시 국내 특허 2만6294건, 해외특허 6만1441건 등 총 8만7735건의 특허를 갖고 있다.

기업들은 소송에서 질 경우에 대비해 조 단위에 달하는 충당금도 쌓아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기준 기술 사용료 충당부채가 1조2469억원이다. 이는 기술사용계약과 관련해 향후 지급이 예상되는 기술 사용료를 추정해 쌓아놓은 자금이다. LG전자도 2000억원 상당의 충담금을 쌓아놓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특허침해 소송에서 지면 천문학적인 금액을 배상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없어 타격이 크다”며 “소송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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