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금 월세대출 연중 60건 불과...국토부 "보완 준비 중"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지은 기자
입력 2020-09-23 0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지난해 청년전용 보증부월세대출 실적, 총 60건·50억원

  • 청년 전용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1848건·410억원의 3%

[사진=연합뉴스]
 

주택도시기금으로 운영되는 월세대출 실적이 연중 60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에 2000여건을 기록한 전세의 3%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주택 점유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5.1%, 월세 비중은 23%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실적 부진을 단순히 전세 선호 현상으로만 바라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보다는 상품 자체가 수요자의 니즈에 맞게 짜여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23일 국토교통부가 본지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도시기금으로 운영되는 대표적인 월세상품인 '청년전용 보증부월세대출'은 지난해 총 60건·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세대출의 경우 '청년 전용 버팀목 전세자금대출'만 해도 1848건·410억원이 실적으로 잡힌 데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주로 전세자금 대출용도로 쓰이는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9만7000건·7조3000억원 등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주택도시기금에 총 25조6000억원이 편성됐는데, 이 가운데 주택구입과 전세자금 지원에 투입된 돈이 23조1000억원·28만5000건임을 감안하면 월세지원에 투입된 액수가 비교적 미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토부 주택기금과 관계자는 "향후 월세 거주자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관련 상품 신설을 검토하고 있는데, 기존 상품조차 소화가 잘 안 되고 있어 은행과 함께 '수요분석'을 진행 중"이라며 "월세대출이 인기가 없는 이유를 찾아보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기금출연 월세 대출상품은 △청년전용 보증부월세대출 △주거안정월세대출 등 두 가지뿐이다. 전자는 보증금과 월세를, 후자는 월세만 지원한다.

△청년 전용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신혼부부 전세자금대출 △노후고시원거주자 주거이전 대출 등 전세 지원 상품에 비하면 다소 빈약한 편이다.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전·월세를 모두 지원한다.

월세지원 상품이 전세에 비해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짧은 대출기간' 등이 지적되고 있다. 대부분의 임차인들은 월 단위 지출이 큰 월세살이를 짧게 끝내고 전세로 갈아타길 원하는데, 2년 대출기간이 끝나면 일시상환을 해야 해서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월세지원은 전세지원과 동일하게 대출기간이 2년으로 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최장 10년까지 대출기간 연장이 가능하지만, 이는 월세살이를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하다.

지난 5월 월세살이를 끝내고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을 받아 전세로 갈아타기를 했던 서울 거주자 김모씨(27)는 "저리 조건이 괜찮아서 기금출연 월세대출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데, 2년 뒤 일시상환을 해야 해 부담이 컸다"며 "결국 대환대출을 받아 상환했는데 신용등급이 크게 떨어졌다"고 했다.

그는 "40만원씩 12개월을 대출하면 480만원, 2년 받으면 1000만원인데 월세대출을 받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그만한 돈을 갑자기 마련할 수 있겠느냐"며 "천천히 원금상환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 학자금 대출처럼 일정 소득이 넘으면 천천히 갚게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택기금과 관계자는 "전세대출의 경우 이자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것 같다"며 "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에 비해 목돈이기 때문에 자력으로 구하기 힘들어 그런 것도 있다"고 진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