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실적 명암]③ ‘위험자산’ 꼬리표...3.9조원 상환 앞두고 ‘자금조달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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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9-16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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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공모채 시장서 흥행 실패...회사채 수요예측, 절반도 못채워

  • 코로나19 확산과 신용등급 강등 우려 여전....재공모에도 흥행 못할듯

한화그룹 장남 김동관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이 공모채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조만간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데다, 코로나19로 시장 자체가 경색돼 시장 관계자들로부터 '위험 자산'이란 꼬리표가 붙은 탓이다. 9개월 안에 3조8729억원의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한화솔루션의 자금조달 가능성은 사실상 불확실해 보인다. 

15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4월 이후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중단했다. 앞서 한화솔루션이 지난 4월 중순 시행한 3년 만기 회사채 2100억원 수요예측은 절반도 안 되는 800억원 매수 주문만 들어오는 데 그쳐 흥행에 실패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사진=한화솔루션 제공]



이는 일차적으로 재무지표 악화에 따른 신용등급 강등 위험성이 커진 탓이다. 수요예측 직전인 4월 초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각각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동시에 순차입금 같은 몇몇 재무지표의 극적인 개선이 없다면 조만간 신용등급을 현재 'AA-'에서 'A+'로 강등할 것임을 예고했다.

코로나19로 공모채 시장 전반이 경색된 영향도 있다. 실제 지난 4월 회사채 순발행액은 7472억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달 3조5493억원 대비 78.95%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지자, 동일한 신용등급 대비 리스크가 큰 한화솔루션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급격히 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자금조달에 실패한 한화솔루션의 대규모 차입금 상환 시기는 점점 다가오고 있다. 내년 6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는 3조8729억원으로 전체 차입금 7조860억원의 54.66%에 달한다. 이 같은 단기차입금 규모는 한화솔루션의 현금성 자산 2조2108억원 대비 175%를 넘는 수준이다.

물론 단기차입금 중 88.5%에 달하는 3조4269억원은 금융기관을 통한 차입금으로 상당수 만기 연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공사모 사채는 4460억원으로 현금성 자산으로 충분히 상환할 수 있다.

하지만 현금성 자산을 대규모 소진할 경우 5조2506억원에 달하는 순차입금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 경우 신용등급 강등을 막아내기 어렵다. 결국 한화솔루션에는 막대한 이자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출처=한화솔루션]

추가적인 공모채 조달이 어려울 경우, 최근 몇 년간 진행해온 태양광 부문 관련 돈줄이 막힌다는 점도 치명적이다. 최근 한화솔루션은 김동관 부사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태양광 부문을 낙점, 대규모 투자를 반복해왔다. 또 가까운 시일 내 투자를 추진할 프로젝트도 상당한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한화솔루션이 공모채 시장에 재도전하더라도 실패하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올 상반기 유가 폭락에 따른 매출원가 절감 요인을 제외하면 한화솔루션의 성장성·수익성이 높아졌다고 보기 어렵다. 신용등급 강등 리스크가 남아 있는 것도 여전하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공모채 시장 경색이 여전한 것도 부담이다. 지난달 말부터 15일 현재까지 매일 신규 확진자는 세 자릿수 이상 발생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예정된 태양광 부문 투자 계획을 감안하면 한화솔루션은 계속해서 차입금을 늘려야 하는 상태"라며 "올해 코로나19가 발생한 데다 재무지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탓에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 난처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패널 관련 제조 공정 [사진=한화솔루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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