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원 논란 "우한 연구소서 시작" "근거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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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0-09-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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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3학년 진단검사 (대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 우한연구소라는 과학적 근거를 공개하겠다고 홍콩 출신 면역학 박사가 밝힌 가운데, 과학계에서는 구체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홍콩대 공중보건대학 소속의 옌리멍 박사는 코로나19의 인위적 조작설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ITV 방송이 진행하는 토크쇼 '루즈 위민'에 화상으로 참여해 코로나19는 우한 실험실에서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세계로 퍼져나가기 전인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우한에서 발생한 새로운 폐렴에 관한 비밀 조사에 참여했었다"고 스스로 고백했다.

옌 박사는 "우한 수산시장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됐다는 이야기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사실을 감추기 위한 연막"이라며 "유전자 염기서열 등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담아 보고서로 곧 출간한다"고 예고했다.

이 같은 중국 발원설은 지난 7월에도 제기된 바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는 2012년 중국 남서부 윈난성의 폐광산에서 박쥐 배설물 청소에 나선 인부 6명이 발열과 기침을 동반한 중증 폐렴에 걸리자 과학자들이 이듬해 채취한 바이러스 냉동 표본을 우한연구소로 보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데이타임스는 감염자 중 3명이 사망했고, 이들의 유력한 사인으로 박쥐로부터 전염된 코로나바이러스를 꼽았다. 우한연구소의 바이러스 전문가인 스정리 연구원은 같은 광산에서 채취한 샘플(RaTG13)을 분석한 결과, 올해 유행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96.2%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2월 논문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기원 논란에 대해 과학계에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태형 테라젠바이오 수석연구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올해 1월 10일 미국 유전자은행(NCBI GenBank)에 코로나19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SARS-CoV-2)의 게놈이 공개됐을 때 세계 과학자들은 바이러스 게놈 조작의 흔적과 기원을 찾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게놈 조작 흔적을 들여다본 과학자들의 발표 내용은 인위적 조작이 아닌 자연 발생적으로 변종이 됐다는 것이었다"며 "유전자 분석 논문만 10여 편이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수석연구원은 "옌리멍 박사와 같이 주장하는 이들은 많지만, 과학적 데이터를 보여준 적은 없다"며 "옌리멍 박사가 근거를 제시하겠다고 한 만큼 기대하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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