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北 '9·9절', 당·정·군 간부들 김정은 없이 열사릉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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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9-1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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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정권수립 72주년, 경축행사 없이 조용히 보내

  • 올해 정주년 아니고 태풍 피해 심각한 영향인 듯

  • 北매체, '수도당원사단' 복구사업 성과 집중 조명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9월 9일)’을 별다른 경축행사 없이 차분하게 지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9절은 72주년으로 북한이 중요하게 여기는 정주년(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니다. 또 현재 태풍 피해로 북한 전역이 수해 복구 작업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정권수립을 기념해 이뤄진 ‘열사릉’ 참배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없이 북한 간부들만 나선 듯하다.

1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대성산혁명열사릉과 신미리애국열사릉,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 등에 화환을 진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화환 명의는 당 중앙위원회, 국무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등이다.

신문은 “당과 정부의 간부들인 김재룡 동지, 리일환 동지, 김영철 동지, 태형철 동지, 김일철 동지, 임철웅 동지, 리룡남 동지, 김영환 동지와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박용일 동지, 성, 중앙기관 일꾼들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무력기관 책임간부들인 김수길 총정치국장, 김정관 인민무력상 등도 참가했다. 다만 김 위원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마스크를 쓴 북한 군인들이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2돌(9·9절)’을 맞아 평양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하려고 걸어가고 있다. [사진=교도통신·연합뉴스]


신문은 “참가자들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사상과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 조국의 해방과 부강번영, 인민의 행복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에서 불멸의 위훈을 세운 열사들을 추모하고 묵상했다”고 설명했다.

혁명열사릉은 김일성 북한 주석과 함께 항일 빨치산 운동을 한 1세대 혁명 열사들의 유해가 안치된 곳이다. 신미리애국열사릉은 북한 고위 간부와 유공자들의 묘지이며,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에는 한국전쟁 참전 군인들이 안치돼 있다.

신문은 ‘9·9절’과 관련해 간부들의 참배, 꽃바구니 전달 소식만 전할 뿐 경축행사 개최 소식들은 전하지 않았다. 대신 태풍 피해 복구 사업을 위한 내부 결속 강조에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은 이날 ‘일심단결의 위력으로 피해복구 전역에서 승리의 개가를’이라는 1면 정론에서 태풍 피해 복구에 나서는 주민들의 모습을 ‘헌신적인 투쟁’이라고 표현했다.

신문은 “평범한 나날에는 한 민족의 정신력 밑바탕을 알 수 없다”면서 “엄혹한 시련 속에서 거창한 대전을 치러 봐야 한 나라, 한 민족 단결의 심도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또 “영광스러운 당 중앙은 인민들의 불편과 고통을 가셔주기 위한 피해복구전투가 벌어지는 전구를 바로 우리 당이 전력을 투하해야 할 최전선으로 정했다”라면서 당과 운명을 끝까지 함께해 당의 영예를 빛내는 것이 천만 군민의 의지이며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별도기사에서 평양시 당원 1만2000명으로 구성된 ‘최정예 수도당원사단’이 전날 함경남도 피해복구 현지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각 대대의 전투원들은 배낭을 벗어놓기 바쁘게 새로 일떠세울 살림집(주택) 부지들에 대한 지대 정리 작업에 일제히 진입했다”고 이들의 성과를 집중 조명했다.

그러면서 “함경남북도의 피해복구 전구로 달려 나간 전투원들이 어찌 1만2000명이라고만 하랴”라면서 “온 평양의 민심을 통째로 안은 불덩이 같은 땅”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제1수도당원사단이 9일 함경남도 수해 현장에 도착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깃발을 들고 행진하는 수도 당원들을 현지 주민들이 환영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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