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금융뉴딜] ①‘손실 보전 논란’에도…文, ‘역대 최대 규모 투자’만 강조

김봉철 기자입력 : 2020-09-09 08:00
SOC 등 광범위한 투자처…손실 부담률도 ‘35%→10%’ 오락가락 정책형 뉴딜펀드,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이드라인 마련 시급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왼쪽부터),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온라인을 통해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딜펀드에 대해선 설명을 들을수록 더 이해가 안 간다. 펀드 자체가 손실을 감수하고 뛰어드는 것인데 손실을 정부가 메꿔주는 것이 말이 되느냐.”

한국판 뉴딜 정책의 ‘물적 기반’인 ‘뉴딜펀드’ 조성 방안에 대한 한 정치권 관계자의 냉정한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발표한 뉴딜펀드를 둘러싼 오락가락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실체를 공개했는데 오히려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청와대에서 진행된 제1회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 민간과 손을 잡고 뉴딜금융 활성화에 ‘170조원+α(알파)’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향후 5년간 정책금융기관이 100조원, 민간 금융기관이 70조원을 투입해 뉴딜 프로젝트나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뒷받침한다.

문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재정, 정책금융, 민간금융 3대 축으로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이끌고자 한다”면서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을 통해 단일 프로젝트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밝힌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조성 및 뉴딜금융 지원방안’은 한국판 뉴딜펀드를 △정부가 직접 재정을 투입하는 정책형 뉴딜펀드 △세제 혜택을 통해 지원하는 뉴딜 인프라펀드 △정부가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간접 지원하는 민간 뉴딜펀드 등 3가지 유형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정책형 뉴딜펀드다. 정부와 정책 금융기관이 ‘선(先) 투자’ 한 뒤 후순위 출자 설정, 세제 혜택 등 단계적 유인책을 통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5년간 정부 돈 3조원, 정책금융기관 4조원을 포함해 총 20조원을 조성하는 데 있어서 투자 손실 때 공적 부문에서 일부를 먼저 부담한다는 것이다.

이 중 35%인 7조원을 정부·산업은행·성장사다리펀드가 출자해 모(母)펀드를 조성하고, 나머지 13조원은 은행·연기금 등 민간자금을 매칭해 자(子)펀드를 만드는 구조다. 이 자펀드를 통해 뉴딜 관련 기업, 프로젝트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하지만 정부당국은 공적 부문의 손실 부담률을 35%라고 했다가, 하루 새 10%라고 말을 바꿔 혼란을 자초했다. 지금까지도 공적 손실 부담률은 10%를 기본으로 하되, 투자처별로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해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손실 부담률을 반대로 바꿔서 얘기하면 ‘원금 보장’이다. 정부는 당초 원금 보장 및 연 3%대 수익률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곧바로 투자 상품에서 손실이 날 경우 이를 보전해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예를 들어 1000억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 자펀드에 정부와 정책금융이 350억원을 출자한 경우, 30%의 손실이 나더라도 650억원의 원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재정에서 먼저 손실분을 차감하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 예금 이자는 연 0.8%, 국고채가 3년이 0.923%, 10년이 1.539% 수준이다.

금융위원회는 장기투자가 필요하고 투자위험이 높은 ‘그린에너지 펀드’에는 민간자금이 60%, 정책자금이 40% 투입된다고 했다. 또 중기투자이면서 투자위험이 중간 정도인 스마트물류 펀드‘는 민간자금 70%, 정책자금이 30%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뉴딜펀드의 투자처가 애매모호하고 불분명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뉴딜 펀드가 투자할 ‘뉴딜 인프라 사업’에 대해 정부는 ‘디지털 인프라’와 ‘그린 인프라’ 사업으로 분류해 설명했는데 관련 분야들이 너무 광범위하다는 평가다.

‘디지털 인프라’ 사업은 디지털 SOC(사회간접자본) 안전관리시스템, 데이터센터, 스마트 공동 물류센터, 공동 활용 비대면 업무시설 등이고 ‘그린 인프라’에는 육상·해상·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단지, 수소충전소 확충, 스마트 상하수도 설비 등이 포함된다.

사실상 투자대상이 뉴딜사업과 관련한 모든 SOC가 해당되는 셈이다. 대기업도 투자에 뛰어들 수 있다. 중소기업이 감당하기에는 큰 사업영역이 다수 포함돼 있어서다.

일반 국민은 은행 및 증권사를 통해 민간 공모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민간 공모펀드는 정책형 뉴딜펀드의 자펀드 조성에 참여하고, 자펀드는 뉴딜 프로젝트나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사모재간접 공모 방식’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같이 공동프로젝트를 할 때 지원 필요성이 크면 대기업도 투자대상이 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중 투자 대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2020리얼블록체인포럼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