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노조 “해고는 살인”…대규모 정리해고 규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지윤 기자
입력 2020-09-08 15:4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사측, 전날 605명 정리해고 통보

  • 노조 "오너 이상직 의원 처벌해 달라"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이스타항공이 최근 605명을 정리해고한 가운데,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해고는 살인"이라며 "오너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처벌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정리해고 통보 다음날인 8일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항 재개를 위해 고통을 감내하며 8개월째 임금 한푼 못 받은 채 정리해고됐다"며 "그런데 사측·오너·정부·여당·대통령도 우리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임금삭감과 체불임금 일부 포기 등 기업 회생을 위해 고통을 분담해왔다"면서 "그러나 경영진은 사모펀드와의 매각협상을 철저히 숨기고 정리해고까지 강행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모든 과정에서 코로나19 위기를 노사가 함께 극복하고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며 "그저 '진짜 오너' 이상직 의원의 매각대금을 챙겨주기 위해 이스타항공을 이윤을 남기는 기업으로 구조조정하겠다는 단 하나의 목표뿐"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국토부는 항공산업 실업대란을 막기 위한 유동성 지원 방안에 매각 중이라는 이유로 이스타항공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고, 고용노동부는 경영진의 비도덕적이고 부당한 정리해고 계획을 묵인했다"며 "소속 의원이 오너인 기업에서 극악한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모두 쉬쉬하며 감싸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기자회견 후 대량해고 사태 해결을 위한 개입을 촉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7일 오후 직원 605명에게 정리해고 사실을 개별 통보했다. 국제선·국내선을 셧다운한 올해 3월 말 1680명가량이던 직원 수는 제주항공 매각 추진과 불발 이후까지 이어진 계약해지·권고사직·희망퇴직 등으로 590명으로 줄었다.

최종구 대표는 전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인력조정은 현재 인수 의향을 밝힌 측의 핵심 요구사항"이라며 "피눈물이 나지만 재도약을 위한, 말 그대로 고육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주항공과의 매각 진행과정에서 제주항공의 요구에 따라 셧다운을 실시했고 매출은 제로"라며 "상황악화를 방치할 경우 파산을 피할 수 없다는 절박감에 회사는 매각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매각주관사(흥국증권, 딜로이트안진, 법무법인율촌)를 선정해 진행하는 등 회사는 매각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건실한 회사와 투자자들이 인수의향을 밝히고 있으나 금명간 결론이 나오지는 않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대량 정리해고 통보 규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