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4개월 만에 꺾였다...8월부터는 더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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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08-3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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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소비 6.0% 줄어...2월 이후 최대 폭 감소

  • 긴급재난지원금·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책 효과 소멸

  • 8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경제 패닉 우려

긴급재난지원금이 소진되면서 소비가 4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투자도 한 달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산업 생산은 증가 폭이 둔화했다.  

문제는 8월부터다. 이달 중순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소비·생산·고용 등 모든 경제 지표가 첫 확산 때와 마찬가지로 꼬꾸라지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월 소비 6.0%↓ 투자 2.2%↓ 산업생산 0.1%↑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0년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국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6.0% 감소했다.

소비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던 지난 2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긴급재난지원금이 5~6월 90% 수준으로 소진되면서 7월에는 소비 진작 효과가 떨어졌다. 여기에 전달의 기저효과와 집중호우 등 날씨 요인이 중첩됐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축소와 상반기 판매 증가의 기저 영향으로 승용차 등의 내구재 소비가 15.4% 줄었다. 긴 장마 등으로 여름철 의류 판매가 줄며 의복 등 준내구재 소비도 5.6% 감소했다.
 

2020년 7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제공]

 

단, 1년 전과 비교하면 소비는 0.5% 소폭 증가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유지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8.2%)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0.8%) 판매는 줄었으나 승용차 등 내구재(10.2%) 판매가 늘었다

7월 전(全)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1% 증가했다. 5개월 연속 감소하다 6월(4.1%)에 이어 두 달 연속 늘었지만 증가 폭은 크게 줄었다.

이 중 광공업 생산은 한 달 전보다 1.6% 증가했다. 수출 부진 완화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14.4%), 기계장비(6.0%) 등을 중심으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0.3% 증가했다. 국내 여행 증가와 스포츠·공연 재개 등으로 숙박(19.8%)·여가(7.7%) 등을 중심으로 4개월 연속 늘었다.

설비투자는 한 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기계류(2.3%)는 증가했으나, 운송장비(-14.7%) 투자가 줄며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폭 감소로 자동차 판매 내수 출하가 줄며 운송장비 투자가 영향을 받았다. 설비투자 중 건설업체가 실제 시공한 실적인 건설기성(불변)은 1.5% 늘었다.

이처럼 지표가 나빠졌지만 경기지수는 6월에 이어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랐다. 2개월 연속 동반 상승이다.
 
산업활동 코로나19 확산에 좌우...3단계 격상 주목
7월은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히 재확산한 영향이 미치지 않은 시기다. 그런데도 지표가 악화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큰 폭의 개선에 따른 기저효과와 장마 등의 특이요인이 겹치며 조정을 받아서다.   

8월 지표는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달 14일부터 국내 확진자 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하며 정부가 방역을 강화했다.

지난 16일 서울과 경기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한 데 이어 23일에는 전국 단위로 확대됐다. 30일부터는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했다. 방역 강화는 경제 활동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3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체육관에 휴관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산업 활동이 코로나19 확산 양상에 따라 좌우되는 모습"이라며 "8월 중순 코로나가 재확산한 영향이 8월에 바로 반영되는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제 경기의 향방은 2.5단계 유지 기간과 3단계 격상 여부에 달렸다. 대중이 많이 찾는 카페와 식당, 실내체육시설 등의 이용이 제한되면서 소비는 8~9월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 부문은 설비투자에 선행하는 자본재 수입의 증가세와 한국판 뉴딜 등 정부 정책의 효과를 고려할 때 하반기에도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투자의 경우 주거용 건물 조정에 이어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높아짐에 따라 부진이 점쳐진다.

코로나19 확산이 악화하면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 회복 속도가 지연되는 것은 경제에 부담"이라며 "통화정책 여력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앞서 편성한 추경 예산의 빠른 집행과 4차 추경안 마련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내수 둔화 폭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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