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독보적 클라우드 기술도 제대로 쓰려면 IBM의 전문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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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0-08-3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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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성욱 한국IBM 클라우드 컴피턴시 센터장 전무

  • 롯데카드 '컨테이너화' 성과…후속 프로젝트 수행

  • "컨테이너,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최적 해법"

  • "클라우드 시장 이제 20% 열려…남은 80% 공략"

한국IBM이 작년 인수한 레드햇의 클라우드 구축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오픈시프트'를 제공하면서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IBM만의 업종별 규제 준수 대응과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예고했다.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는 기업들에게 '길잡이'가 되겠다는 메시지다.

정성욱 한국IBM 클라우드컴피턴시센터장 전무는 "IBM이 레드햇을 인수한 최대 목적은 클라우드 분야에서 독보적 솔루션으로 자리잡은 레드햇의 오픈시프트"라며 "오픈시프트는 애플리케이션 '컨테이너화(containerization)'를 가능케하는 기술로, IBM 기술력에 접목해 큰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욱 한국IBM 클라우드컴피턴시센터장 전무. [사진=한국IBM 제공]


한국IBM은 3년 전부터 신용카드사 롯데카드의 자체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돕고 있다. 롯데카드는 상반기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대응이나 최근 핀테크 업체들과의 시스템 연동을 수월하게 진행했는데, 앞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거래요청을 처리하는 '채널계' IT시스템 기능을 컨테이너화한 성과였다.

컨테이너화는 IT시스템의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환경에 옮길 때 이미 일반화된 가상머신(VM)이 아니라 '컨테이너' 형태로 만드는 작업이다. VM이 애플리케이션과 운영체제와 컴퓨터 하드웨어를 모두 가상화하는 방식이라면, 컨테이너는 애플리케이션과 그 구동에 필요한 일부 파일을 묶는 경량 가상화 기술이다.

정 전무는 "최근 재난지원금과 '토스'같은 핀테크 서비스 연계로 유입 거래 요청이 많이 늘고 있다"며 "타 카드사가 이에 대비해 추가 장비를 구매하고 애플리케이션과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할 상황이었다면, 롯데카드로선 그러지 않고도 IT시스템 처리 규모를 자동 확장해 대응했기에 큰 효과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가 IT시스템 단에서 외부 요청을 못 받으면 승인을 처리할 수 없으니 매출 창출기회도 놓치는 셈"이라며 "롯데카드는 2~3년전 시스템 효율을 위해 수행한 채널계 컨테이너화 덕분에 매출증대 효과까지 본 뒤 작년부터 후속 프로젝트로 '계정계(주 거래업무용)' IT시스템도 컨테이너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기업은 클라우드를 도입시 고려해야 할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를 구축하고자 하게 된다"며 "이 환경에서 필요한 유연성·효율성·안정성·이식성을 확보할 수 있는 컨테이너화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컨테이너화를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구축의 최적 해법으로도 꼽은 것이다.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는 기업이 자체 IT시스템과 여러 외부 클라우드 사업자의 데이터센터를 함께 쓰는 방법이다. 낡은 IT시스템의 복잡성, 특정 사업자 클라우드 의존하는 종속성, 데이터의 물리적 위치에 관련된 산업 규제,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시되는 IT시스템의 회복탄력성 확보 등의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정 전무는 "오픈시프트를 활용하면 고객이 원하는 클라우드 솔루션을 지원할 수 있으리라 봤다"며 "현재 20% 가량 열린 클라우드 시장이 기존 업무를 그대로 옮기는 수요라면, 아직 남은 80%는 고객의 애플리케이션을 현대적으로 바꾸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목적에 맞는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드햇은 자체적인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비전을 추구하면서 IBM뿐아니라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클라우드 등 이미 시장 점유율이 높은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IBM이 레드햇 기술만으로 이들과의 경쟁에서 차별화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IBM은 타사에 없는 광범위한 고객 기반을 통해 축적된 산업 전문성과 이를 지원할 수많은 컨설턴트를 보유했다"며 "제공되는 기술이 같아도 산업별 지식을 통해 고객의 업의 특성과 어려움을 알고 컨테이너화를 지원하는 것과, 이 지식이 없는 기술 공급업체와 일하는 것에 결과물의 차이가 크다"고 답했다.

IBM은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에 자체 중앙처리장치(CPU)인 '파워' 기반 가상화 서버를 제공하면서, IBM 파워 서버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그 애플리케이션을 IBM의 클라우드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IBM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비전이 x86 서버 인프라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IBM의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비전이 일부 제한된다.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IBM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통해서는 파워 가상화 서버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본사가 최근 최신 CPU '파워10'을 공개하고 이를 적용한 가상화 서버도 제공하겠다고 예고했지만, 국내서 제공될지는 불분명하다.

정 전무는 "잘 컨테이너화한 파워 서버 애플리케이션을 다른 리눅스 기반 시스템에 올려도 문제가 없다"며 "파워 가상화 서버의 메모리 공유 등을 활용하면 적은 서버 수로 더 많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등 이점이 있지만, 그걸 못 써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효과를 못 보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파워 서버의 운영체제 'AIX' 기반 애플리케이션도 오픈시프트 4.3 버전 이후 환경에서 컨테이너화해 x86 환경에서 이식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로드맵상으로는 x86, 파워, 메인프레임까지 클라우드 환경에서 제공한다는 계획이 있지만, 실제 서비스 시점은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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