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황 심각한데, 파업으로 병원 혼란…시스템 붕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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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20-08-2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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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공의·전임의 업무, 교수·간호사 등이 메우며 피로도 쌓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공의‧전임의 파업이 겹치면서 의료시스템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를 대신해 교수들이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으나, 이들 역시 피로도가 쌓이며 환자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의대 정원 확대 등의 정책에 반대하며 전날 파업을 시작한 전국의 전공의‧전임의들이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의료현장의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환자들에 더해 중증‧응급환자가 밀려들면서 수술‧진료 일정이 연기되거나 아예 취소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주요 5대 병원의 경우 서울대병원을 포함해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은 대다수 전공의가 파업 중이며,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도 90% 이상의 전공의가 파업에 동참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계열 A교수는 “대다수 전공의가 모두 업무를 중단하면서 교수들과 간호사들이 업무공백을 메우고 있다”며 “급하지 않은 수술은 모두 연기했고, 하루 종일 병동과 응급실을 뛰어다닌다. 또 교수들끼리 돌아가며 당직을 서고 있어 피로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외과계열 B교수도 “과마다 다르지만 80~90% 전공의가 집단휴진에 참여한 것으로 안다”며 “정말 급한 환자를 제외하고는 수술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를 돌보기 위해서는 수술 전 준비와 사후관리, 검사 등 여러 과정이 매우 중요한데, 현재 전공의들이 없다보니 이런 부분에 비상이 걸렸다”며 “지금은 교수들이 다 커버하고 있으나 며칠이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싶다. 이렇게 되면 환자들이 위험해질 수도 있어 다음 주면 교수들도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또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41명 발생했는데, 선별진료소 등 관련 업무에도 공백이 생기면서 상황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B교수는 “병원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전공의‧전임의들이 빠졌다는 것은 자동차 바퀴가 빠진 채로 굴러가는 것과 같다”며 “앞으로 조금은 더 굴러갈 수 있겠으나 멀리 가진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정부는 전날 발동한 업무개시명령으로 상황해결에 나섰다. 손영래 중수본전략기획반장은 “각 병원에서는 전공의, 전임의들의 일부 일탈로 의료진들의 수고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 상황에서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어 불가피하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공의 파업으로 일각에서는 PA간호사에 대한 양성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진료보조인력으로 일명 PA(Physician Assistant)로 불리는 간호사는 대형병원에서 수술‧처방‧진단 등 의사 업무를 대신하는 인력이다. 간호사가 의사업무를 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현장에서는 부족한 전공의를 PA가 대체하고 있는 것이 의료계 관행이다.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전공의 파업 대신해서 일하는 간호사(PA), 의료공백의 실질 대체인력입니다. 법제화 요청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27일 오후 기준 약 1만50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의료계 관계자는 “PA 관행은 이미 정부도 알고 있는 만큼 병원에서 당연시 하고 있다”며 “간호계와 병원계에서는 오래전부터 PA양성화에 대해 찬성하고 있으나, 의사들이 이를 극구 반대하면서 합법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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