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30~40대 서울 아파트 패닉바잉?...통계에선 '안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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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08-2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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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 매입 비중, 통계 작성 이래 19개월 평균 30%

  • 최근 1년간 28.8~33.4% 사이 등락…큰 의미 없어

  • 전문가들 "최소-최곳값 단순 비교해서 통계 착시"

정부의 정책 실패로 인해 30~40대의 아파트 공황구매(패닉바잉)가 이어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일까? 지난 19개월간의 월별 통계를 놓고보면 특정 연령대의 패닉바잉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구간을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전체 거래 중 특정 연령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최근 갑자기 큰 폭으로 달라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즉, "너나 할 거 없이 많이 샀다"거나 "3040도 함께 많이 샀다"가 더 정확한 진단이다.


 

[자료 = 감정원]

3040은 하던 대로 아파트 샀을 뿐
24일 본지가 한국감정원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매입량 추이를 분석한 결과, 30대 비중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9개월간 평균 30%였다.

언론에 30대가 서울 아파트의 셋 중 한 채가량을 사들였다며 '패닉바잉'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지난 6월 30일 전후인 5월(29%)~6월(32.4%)과 유사한 수준이다.

사실상 특별할 것 없는 현상이었다는 얘기다. 특히 30대 매입 비중이 40대를 초과해 주력 매수세로 부상했다는 분석도 단정짓기엔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의 매수비중이 40대를 초과한 달은 19개월간 12차례에 달해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는 게 더 맞다는 의미다. 

최근 1년 추이를 보면 30대의 경우 최소 28.8%(2019년 7월)와 최대 33.4%(2020년 7월) 사이를 등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40대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9개월간 40대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 평균은 28%였다. 최근 1년 단 한 차례 23.7%(올해 4월)로 떨어진 시기를 제외하면 26.2~29.9% 분포를 보인다.
최소-최고 단순 비교해선 안 돼
패닉바잉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이유는 평균과 크게 동떨어진 최솟값과 최곳값을 단순 비교하거나 비중이 아닌 거래량 자체로 분석하면서 빚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30대를 예로 들면 총거래량(모집단) 자체가 적었던 지난해 상반기 중에서 4월(24.8%)과 6월(23.4%) 두 차례 평균을 크게 하회했던 시점이 있었다.

비교 시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지난해 6월 대비 9월(32%) 3개월 만에 9%포인트가량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볼 수도 있고 우상향 그래프가 가파르게 그려질 수 있는 것이다.

거래량으로만 봤을 때 "지난 6월(3601) 30대가 전월(1257건) 대비 약 3배 많은 아파트를 샀다"는 주장은 사실이지만 다른 연령대와 증가폭이 유사한 정도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연령대별 추이는 △20대 이하(134건→412건) △40대(1204건→3082건) △50대(772건→2085건) △60대(493건→1159건) △70대 이상(229건→540건)이다. 

즉 '특정 연령대의 패닉바잉'이라는 현상이 증명되려면 다른 연령대에 비해 30~40대만 유달리 많이 아파트를 샀어야 했다.

 

[자료 = 감정원]

전문가들은 경제 현상의 전반적인 흐름을 관찰할 때 최소와 최고 양극단을 제외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통계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자문과 함께 익명을 요구한 A대학 통계학과 교수는 "언론이 통계를 어떻게 뽑아 쓰느냐에 따라 여론을 호도하고 정부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물론 일부 30~40대의 경우 매수하려는 의사가 증가했을 수 있지만 전반적인 대세나 분위기로 보기에는 미약한 수준으로 보인다"며 "통계를 신중히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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