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탈북자 마약사범 사상 첫 세 자릿수 돌파 초읽기…5년간 3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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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20-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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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마약사범 비율보다 7.5배 높아

  • 하나원 "검사 시스템 근본적 재정비"

 

[그래픽=김효곤 기자]

탈북자(북한이탈주민) 마약사범이 사상 처음 세 자릿수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5년간 탈북자 마약사범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탈북자 교육을 담당하는 하나원의 '마약 검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본지가 입수한 '최근 10년간 탈북자 마약사범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 동안 탈북자 마약사범이 앞선 5년(2011~2015년)보다 3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자 마약사범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총 90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1년 16명, 2012년 12명, 2013년 13명, 2014년 19명, 2015년 30명이다. 2016년부터 2020년 6월까지는 총 273명이다. 연도별로는 2016년 56명, 2017년 57명, 2018년 52명, 2019년 59명, 2020년(1~6월) 49명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인구 대비 마약사범 비율과 비교하면 무려 7.5배 이상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 인구 5000만명 기준 평균 마약사범은 약 1만명(0.02%)이다. 반면, 탈북자 전체 3만3000여명 기준 평균 마약사범은 50여명(0.15%)이다.

정치권에선 부실한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의 관리 실태를 주목했다. 하나원은 1999년에 설립된 통일부 소속 기관으로 북한이탈주민 교육을 주목적으로 한다.

통일부의 '최근 10년간 연도별 하나원 퇴소 인원 현황'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 7월까지 하나원을 퇴소한 탈북자는 모두 1만3919명이다. 동 기간 마약사범은 모두 363명으로 10년간 퇴소 인원의 2.6%에 달한다.

통일부의 '하나원 내 마약 중독자 현황'을 보면 최근 3년간 마약 중독자로 파악된 인원은 없다. 통일부 하나원 교육기획과는 "동 기간 하나원 내에서 금단·갈망·내성 등 마약 및 향정신성 의약품 의존 의심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은 사례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통일부가 최근 3년(2018~2020년) 동안 하나원에서 마약 중독자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작 동 기간 탈북자 마약사범 인원은 늘어났다. 사실상 하나원에서 마약중독자 적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특히 하나원에서는 소변·모발·혈액 검사 등 객관적 수치가 담보된 조사는 하지 않고 단순 검진만 통해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탈북자 마약사범 증가를 놓고 하나원의 실태 파악 및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하나원에선 입소 초기 정신과 전문의 및 간호사 면담, 선별 설문지 등을 통해 과거 마약류 복용 여부를 확인한다. 치료가 필요한 탈북자가 발견되면 약물치료(금단·갈망 완화)와 면담치료(중독행동 예방)를 병행하는 구조다.

국회 관계자는 "탈북자 마약 사범에 대한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하나원에서부터의 체계적인 검사와 관리가 절실하고, 관련 교육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탈북자를 세심하고 면밀히 관리하지 않고 방치해 생기는 사회적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근시안적 해결책보다, 통일을 준비하는 자세로 탈북자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찾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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