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미중 동남아 혈투] 남중국해는 또다른 전쟁터…미국 강력한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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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8-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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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콩강 가뭄문제부터 남중국해 영토분쟁까지 미·중 대립 이어져

동남아시아가 미·중 갈등의 또 다른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국과의 긴장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남중국해 영토 분쟁과 경제 갈등으로 역내 분열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AP·연합뉴스]


필리핀의 국제관계·전략 기관인 앨버트 델 로사리오 연구소의 레나토 드 카스트로 연구원은 최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는 전쟁터가 됐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전쟁은) 장기간의 게임이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메콩강 가뭄에 대한 미·중의 상반된 보고서는 해당 지역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 양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이 3개월 사이에 가뭄의 원인에 각각 대립하는 연구 보고서를 내놓았다.

미국의 물 분야 연구 및 컨설팅 전문 업체인 '아이즈 온 어스'(Eyes on Earth)는 지난 4월 펴낸 보고서에서 메콩강 상류 지역의 11개 중국 댐들로 인해 중·하류 지역 가뭄이 악화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5개 메콩강 유역 국가들도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미국이 동남아 국가들 주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연대를 형성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 7월 칭화(靑華)대와 중국 수자원연구소가 공동으로 펴낸 보고서는 중국의 댐들이 우기에는 메콩강의 홍수를 막고 오히려 가뭄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맞섰다.

물론 양국의 갈등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곳은 남중국해다.

홍콩에 주둔하는 중국 해군 함정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함포 등 무기 실사격 훈련을 했다.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 부대는 16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남중국해 지역에서의 실사격 훈련 영상을 공유했다.

미국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가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진행한 바로 다음 날 중국군이 해상 실사격 훈련 영상을 올린 셈이다. 그 때문에 미·중 갈등이 높아지는 가운데, 만약 두 국가가 물리적으로 충돌할 경우 남중국해가 격전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의 행보가 더 과감해 지면서, 동남아 국가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남중국해에서 군사 훈련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침묵하던 베트남은 최근 목소리를 냈다.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쯔엉사(스플래틀리)군도와 호앙사(파라셀)군도가 베트남 영토라는 주장은 재차 반복했다. 앞서 지난 6일 열린 베트남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도 이들 지역에서 베트남의 허가를 받지 않은 모든 행동은 베트남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대부분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과 필리핀 등은 중국이 국제규약을 무시하면서 자국의 영해를 침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으며, 남중국해 내에서 군사훈련 하는 인공섬까지 만들어 놓았다.

미국은 이런 중국의 주장에 점차 강한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과 관련해 미국이 중국 관리와 기업에 대한 제재를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동남아와 남중국해가 양강대국의 격전장이 되자,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의 단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말레이시아는 이달초 아세안에게 왜 우리가 미국이나 중국을 선택해야 하냐며 회원국이 단합할 것을 주장했다. 이달초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 회원국이 외부 강대국의 압력에 진다면 아세안은 분열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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