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근로자는 우리 식구" 개성공단기업, 개성 北 근로자 인도 지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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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8-1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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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여 이상 함께 일해왔던 北 근로자 고통, 도움주고 싶다"

  • "우린 외부인 아닌 내부인, 北 지원 받을 수 있는 여지 有"

개성공단 기업들이 14일 개성지역 북한 근로자들을 돕고자 먹을거리와 방역용품 지원을 추진하겠다며 통일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들은 개성시가 최근 월북한 탈북민으로 인해 봉쇄된 데 이어 수해로 고통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조금이나마 돕기 위해 이번 지원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6차 정치국 회의에서 개성시 봉쇄를 해제하고, 수해 관련 외부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들의 지원 추진 계획이 시작부터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전 통일부에 ‘북한 개성지역 근로자에 대한 지원 의사를 북측에 전달하고, 지원방안을 북측과 협의해달라’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정기섭 비대위원장은 건의문 전달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북 지원 추진 배경에 대해 10년 이상 한 공간에서 함께 일했던 북측 근로자들이 수재로 인해 고통이 클 것으로 생각, 이들을 돕고자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사실 지난 4년 6개월 동안 정부의 희망 고문에 힘들었다”면서도 “북측에 지원 의사를 전달하고 싶은데 기업들은 북한과 연락 채널이 없다. 하지만 정부는 대화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부 협조 요청 이유에 대해 말했다.

신한용 전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개성공단이 가동될 당시 북측 근로자들과 사돈네 팔촌처럼 가깝게 지냈다. 지금도 북측 근로자들 이름이 떠오를 정도”라며 “개성 근로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데 근로자들의 일상을 돌아봐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비대위 측은 밀가루, 식용유, 설탕 등 먹을거리와 마스크, 손 소독제, 방호복 등 방역물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개성공단 개별기업을 대상으로 (대북지원) 협조를 요청하고, 구체적인 지원 내역을 취합하는 중”이라면서 “현재 기업들이 아주 어렵지만, 상당한 규모로 (지원 물자가) 걷힐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치국 회의 결과를) 뉴스를 통해 접하고 마음에 걸리긴 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우리는 완전한 외부세력이 아니지 않냐”며 북한의 호응을 기대했다.

신 전 협회장도 “원칙적으로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의 간곡한 요청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개성공단은 지난 2016년 2월 10일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정부의 대북 압박조치 일환으로 폐쇄됐다.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 회장단이 14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기자실에서 폭우로 피해를 본 북측 이재민과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을 위해 먹거리와 방역용품 지원을 추진한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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