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주사기가 부족하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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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요 기자
입력 2020-08-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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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이 개발돼도 바이알(vial. 주사용 유리 용기), 주사바늘 등의 부족으로 예방접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알과 주사바늘 없는 코로나19 백신은 단순한 화학공식에 불과하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백신을 투약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의학용 바이알, 고무마개, 주사기, 주사바늘 등의 의료 물품이 필요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미국은 개발중인 백신을 7억회분 입도선매하며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내년 1월까지 자국민 3억명 모두에게 백신을 투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로나 백신은 1인 2회 접종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백신 예방접종에 필요한 의료 물품이 부족한 실정이다.

앞서 지난 5월 릭 브라이트 미국 복지부 산하 생물의학고등연구개발국(BARDA) 전 국장은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의 백신 공급부족 우려를 제기하며 "최소 6억 5000만~8억 5000만개의 바늘과 주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라이트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치료제로 극찬한 클로로퀸의 사용을 반대했다가 백신 책임 업무에서 경질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브라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미 보건복지부(DHHS)가 보유한 전략적국가비축물자는 필요량의 2%에도 못미치는 1500만개에 불과하다. 연내 백신이 상용화 되더라도 충분한 양의 바늘과 주사기가 확보되지 않으면 투약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또 브라이트는 "백신 공급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바이알을 제공하는 데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고 다른 치료제들도 바이알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을과 겨울에 유행하는 독감 예방 접종에도 바이알이 필요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예방백신 물량까지 겹친다면 공급부족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미국 정부는 백신 상용화가 다가오자 의학용 바이알, 바늘과 주사기를 생산하는 업체에 전폭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BARDA는 지난 7월 8일 네브라스카에 위치한 벡톤 디킨슨 제조공장에 4200만 달러를 투자하고, 5000만개의 바늘과 주사기를 확보했다. 최근 미국은 1억 4000만개, 캐나다는 3700만개의 바늘과 주사기를 추가 주문했다.

이 외에도 미국 정부는 바이알 생산을 늘리기 위해 바이알 제조업체 코닝에 2억400만달러를 투자했다. 백신 용기 공급 회사 아피젝트는 연내 1억개 플라스틱 주사기를 생산하는 계약을 맺고 1억38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백신 투약 물품 부족은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무역협회 워싱턴지부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코로나19 백신 민족주의의 부상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 웨비나를 통해 앞으로 몇 년 간 백신 공급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각국이 백신 구성품인 원료부터 주사기, 바이알 등을 대상으로 수출을 규제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백신개발에 성공하더라도 백신 공급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백신 후보는 160여개다. 이 중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 대 백신, 프랑스 사노피와 영국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백신, 미국 노바백스 백신이다. 모두 상용화 직전 단계인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존슨앤드존스이 9월 중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등록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는 임상 3상을 건너뛰어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브루스 에일워드 WHO 사무총장 선임 고문은 "(스푸트니크 V에 대한) 추가 정보를 얻고 그 제품의 상태, 시행된 임상 시험, 다음 단계가 무엇이 될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러시아와 대화 중"이라며 러시아가 개발한 백신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

한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4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107만4199명이다. 공식 사망자 수는 75만7495명이다. 나라별 누적 확진자 수는 미국 541만명, 브라질 322만명, 인도 246만명, 러시아 90만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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