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장마 "차례상까지 덮칠라"...물가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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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08-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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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집중호우로 신선식품지수 8.4% '껑충'

  • 정부, 비축 물량 출하해 채소 수급에 '숨통'

  • "추석 물가 부담 최소화 위해 총력 기울일 것"

집중 호우로 물가가 상승하며 추석 물가까지 덮칠까 정부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가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서민에게는 겹악재인 셈이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12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일부터 '농산물 수급 안정 비상 태스크포스팀(TF)'을 가동했다.

9년 만의 최장기 장마로 식탁에 자주 오르는 먹거리 가격이 급등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7월 비가 내린 날은 18.8일로 한달 전체 일수의 60.6%에 달한다. 역대 여섯 번째로 강수일수가 많다.

이로 인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3%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식탁 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지수는 8.4%로 껑충 뛰었다. 이는 2018년 11월(10.5%)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양파(39.9%), 고구마(37.0%), 상추(35.9%), 배추(35.7%) 등이 오르며 채소류는 16.3% 상승했다 

문제는 8월에도 집중 호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유통업계 관계자는 "밭이 유실되고 침수 지역이 생각보다 넓어서 이달까지는 채소와 과일을 비롯한 신선식품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TF를 꾸려 생활 물가에 민감한 채소류의 피해를 파악하고 주산지 동향 등 수급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하는 이유다. 장마·태풍·폭염 등 기상 여건 변화에 따라 농산물 수급이 악화하고, 가격이 크게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정부는 당장 수급 안정을 위해 비축 물량을 출하하기로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농산물의 수급 조절과 가격 안정을 목표로 전국 24개 비축 기지를 위탁 운용 중이다. 국민들이 자주 먹는 먹거리를 수매·수입해 보관한 후 필요할 때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김포 농산물 비축 기지를 방문해 농산물 비축 현황과 보관 상태, 방출 절차 등을 확인했다.

김 차관은 "농산물의 가격 안정을 위해서 비축 물량을 적기에 방출하고 방출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해달라"면서 "정부는 긴 장마와 집중 호우가 밥상 물가 상승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농산물 수급 불안 요인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축 물량 확대와 더불어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농협은 13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전국 하나로마트 2300곳에서 가격이 급등한 상추·얼갈이배추·열무·오이 등의 채소를 시중보다 20~30% 싸게 파는 행사를 연다. 정부는 가격 추이에 따라 추가 할인 행사와 쿠폰 지급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농산물 생장과 병해충 피해 방지를 위해 영양제·방제약을 30~50% 할인해 공급한다. 농산물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준범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비 때문에 출하 작업을 못해 지연되고 있는데 현재 작황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면서 "비가 그치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재배 의향 면적 조사 결과를 보면 9월에 많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석 물가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왼쪽)이 12일 장마철 농산물 가격 변동성을 확인하고 보관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aT김포 농산물 비축기지를 방문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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