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만 자진말소 허용?"…120만 '비아파트 임대사업자' 역차별에 분노

김재환 기자입력 : 2020-08-10 13:07
"아파트로 시작한 규제로 비아파트 가장 큰 피해" 재등록하면 각종 세제혜택 박탈한 규제 적용받아
정부가 자진해서 등록말소하는 아파트 임대사업자의 각종 세제 혜택을 보전키로 하자 사업자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비아파트 부문에 관한 역차별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연이은 규제의 근원인 아파트에만 퇴로를 열어주는 조치가 부당하다는 얘기다.
 
규제 근원인 아파트에 퇴로…우리는?
10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아파트 매입임대주택사업자는 자진등록 말소하더라도 임대의무기간(4년·8년) 준수 위반 과태료 3000만원을 내지 않아도 된다.

7·10 부동산대책을 담은 민간임대주택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단기임대주택 전 유형과 장기 아파트 매입임대주택이 폐지되면서 마련한 후속 조치다.

이에 따라 총 160만 가구 규모 민간임대주택 중 아파트 40만 가구가 매매시장으로 풀릴 수 있는 퇴로가 열리게 됐다.
 
하지만 나머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다세대·다가구·오피스텔 등 120만가구 규모 비아파트 임대사업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종합부동산세 합산과세 면제 혜택이 폐지됐고 임대보증금반환 보장보험 가입이 의무화돼 기존에 예상하지 못했던 지출이 발생했음에도 출구를 마련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아파트의 경우 장기임대주택으로 재등록할 수 있지만, 조정대상지역 내 각종 세제혜택을 박탈하고 실거주해야만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주는 등의 최근 규제를 모두 적용받게 된다.

 

[자료 = 국토부]

정책 변화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 재고해달라
서울에서 다세대주택을 분양받아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김모씨(40)는 "개인 간 거래도 계약내용을 일방적으로 바꾸지 못하는데 정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이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임대등록 할 당시 없었던 의무 조항을 신설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지출이 생겼으므로 비아파트도 과태료 없이 자진말소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 수원 임대사업자 박모씨(53)는 "정부가 인정한 대로 대다수 비아파트는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세와 연관이 없다"며 "그런데 왜 아파트만 출구전략을 세워주냐"고 비판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가 '임대등록 활성화는 최근 고가 아파트 중심의 상승세와 무관하다'고 발표한 해명자료에 관한 지적이다.

당시 국토부는 같은 해 11월 기준 전체 등록 임대주택 중 아파트 비중이 24.9%에 불과하고 시세 9억원 초과 비중은 5%에 그쳤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정책 변동에 의한 불확실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 만큼 대상자들에 관한 구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책을 펼쳐놓고 수습하는 형국"이라며 "법이 바뀌는 방향을 예고하고 기존 사업자가 예상할 수 없었던 피해를 받지 않도록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임대보증금 반환보험 의무화에 따른 지출 규모가 크지 않고, 종부세 합산과세의 경우 장기임대주택으로 다시 등록하면 되므로 파급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대인이 부담하는 연 보험료율은 보증금의 0.073∼1.590% 수준이라 부담이 크지 않다"며 "종부세 문제는 임대 의무기간이 종료된 매물을 매각하거나 장기로 등록하는 방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장기임대주택으로 재등록할 경우 앞서 부동산대책에서 나온 규제는 적용받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른 문제는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9월 13일 이후 규제지역(조정대상·투기과열·투기지역)에서 취득한 매물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고, 2년 실거주해야만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수원 임대사업자 박모씨는 "매물이 네다섯 채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모두 들어가서 다시 살란 말인가"라며 "다시 등록하라는 건 소급 입법과 똑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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