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예보 무색하게 만든 폭우…기상청 오보, '기후변화'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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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0-08-0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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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강한 비가 내린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구라청'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 검색어를 치자 1만여 개에 가까운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지난 31일 여주 강천섬으로 캠핑을 하러 간 한 누리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비 온다고 해서 우중캠핑(빗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캠핑) 하러 왔는데 비 소식은 감쪽같이 사라졌다"며 '구라청'이란 단어를 태그로 남겼다. 실제로 기상청이 발표한 지난달 31일 여주 날씨를 보면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지난 5월 '2020년 여름철 전망'을 발표하면서 역대급 더위를 예고했다.

기상청은 6~8월 여름철 기온이 평년(23.6도)보다 0.5∼1.5도, 지난해(24.1도)보다는 0.5∼1도 더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7월 말에서 8월 중순 사이가 무더위의 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상청의 예측과는 달리 7월 전국 평균 기온은 22.5도로 평년보다 2도 낮았고, 폭염 일수도 평년보다 3.8일 적은 0.1일을 기록했다.

또 무더위의 절정이라고 했던 7월 말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기상청은 '오보청'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017년 감사원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5년간(2012~2016년) 기상청의 강수 유무 적중률은 평균 46%에 불과했다. 기상청이 비가 올 것으로 예보한 5193회 중 실제 비가 온 경우는 3228회(62%)이고, 비가 오지 않은 경우는 1965회(38%)였다. 앞서 기상청은 2014년 11월 569억 원을 들여 슈퍼컴퓨터 4호기를 도입한 데 이어, 슈퍼컴퓨터와 수치예보모델 개선에만 총 1192억 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예보가 잇따라 어긋나면서 기상청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기상청은 기후변화 속도와 기술개발 속도 간의 속도 차이로 인해 예측이 어렵다는 반응이다.

지난 3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 기상청 관계자는 "슈퍼컴퓨터와 새 시스템이 정확한 예측을 위한 도구인 것은 맞지만, 기후변화 속도를 기술개발 속도가 따라잡지 못하면서 100% 정확한 예측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 과학으로는 자연에 숨겨진 변수를 다 파악할 수 없으며, 기상청 오보도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무더위가 줄고, 강한 집중호우가 잇따르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는 '기후변화'를 꼽았다.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윤진호 교수 연구팀이 지난 6월 발표한 국제학술지 '환경연구회보' 논문에 따르면 지구의 기온이 높아지면서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이 많아졌고, 동시에 지표면은 대기 중으로 수분을 빼앗겨 더욱 건조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집중호우와 가뭄 발생 위험이 동시에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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