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창건 75주년' 앞둔 北, '대북제재·코로나·집중호우' 삼중고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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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8-0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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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기상수문국, 전국 각지에 '집중호우' 특급경보 발령

  • '최대비상체제' 코로나19 방역 사업 강화에도 매진 중

북한이 연일 비상을 외치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장기화로 경제난을 극복할 마땅한 묘책이 없는 상태에서 전염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자연재해인 ‘집중호우’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올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천명한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마무리되는 해이다. 그러나 아직 북한은 마땅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북·미 비핵화 협상의 무(無)진전으로 북한 경제 상황이 이전보다 더 악화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북제재·코로나19·집중호우’ 등 삼중고에 직면한 북한. 지난해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식량난을 경험했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경 차단으로 무역액 급감에 직면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달 북·중 무역액은 9680만2000달러(약 1158억원)로 전년 동월(2억2663만9000달러) 대비 57%가 줄었다.

노동당 창건 75주년인 오는 10월 10일까지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내야 하는 김 위원장의 머리가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청진철도국에서 장마철을 맞아 큰물(홍수)과 폭우, 비바람 피해를 최소화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전날 일부 지역에 호우 ‘특급경보’를 발령했다. [사진=연합뉴스·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조선중앙방송,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는 4일 기상수문국(기상청) 통보를 인용해 “3일 밤부터 6일 오전까지 대부분 지역에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며 “평안남북도, 황해남북도, 개성시와 자강도 남부, 강원도 내륙 일부 지역에 폭우·많은 비 특급경보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서해안, 자강도, 함경남도, 강원도 내륙에는 중급경보가, 양강보 북부, 함경북도 북부, 나선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는 주의경보가 발령됐다.

보도에 따르면 특급경보가 발령된 지역에는 이날부터 6일까지 5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조선중앙방송은 “인민 경제 부문에서는 폭우와 많은 비, 큰물(홍수), 센 바람에 의한 침수, 저수지 범람, 산사태 등 재해를 막기 위한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노동신문도 “전국 각지에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며 장마철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신문은 ‘사소한 빈틈도 없게’, ‘놓친 점이 없는가를 따져보며’ 등의 기사를 통해 중국 등의 홍수 피해와 당국의 대책 마련 소식을 전달했다.
 

리영남 북한 기상수문국(기상청) 부대장은 2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앞으로 장마전선이 저기압골과 합류되면서 이보다 더한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신문은 “주변 나라들에서 큰물과 폭우, 비바람으로 인한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현실은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최대로 긴장해 장마철 피해 막이에 보다 큰 힘을 넣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마철 홍수 대비에 박차를 가하는 청진철도국을 조명했다. 신문은 “철도국에서는 철길과 역, 전차선 등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대상들을 빠짐없이 찾아내고 조직사업을 세웠다”면서 “중요 물동과 여객수송 열차들이 큰물과 폭우, 비바람의 피해를 받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지휘를 책임지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 경계에서 소독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노동신문이 2일 보도했다. 방역 담당자들이 차량을 막아선 채 소독하고, 운전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북한은 장마철 피해 대책 마련과 함께 코로나19 방역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신문은 북한 내 ‘서열 3위’인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부위원장의 남포항 방역사업 실태 점검 소식을 전하며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대한 경계심을 높였다. 남포항은 북한 최대의 물류기지이다.

앞서 권력 서열 2위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개성시 인근 지역을 방문해 코로나19 방역사업실태를 점검한 바 있다.

신문은 ‘최대비상체제는 고도의 각성과 엄격한 준수를 요구한다’는 논설을 통해 코로나19 방역 강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신문은 “악성 비루스(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사업은 사회와 집단, 국가 안전과 인민의 생명과 직결된 중대한 사업”이라면서 “비상방역지휘부의 지휘에 하나와 같이 절대복종하고 움직이는 질서를 엄격히 세워야 한다”고 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남포항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대안중기계연합기업소와 남포대경수산사업소, 영남배수리공장 등 생산현장을 돌아봤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영남배수리공장을 현지 시찰하는 박 부위원장. [사진=연합뉴스·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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