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 돈이 안 된다?…'신용판매 적자' 카드사 집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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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20-07-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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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 결제에 대해 신용카드 회사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신용카드사의 주 수입원에선 신용 결제가 없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28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네이버파트너스퀘어 역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네이버페이가 후불결제사업에 진출하더라도 카드사 수익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최 대표의 발언에 대다수 카드사가 일제히 얼굴을 붉히고 있다. 규제 탓에 신용결제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는 카드사의 근본 원인을 고려하지 않은 '수박 겉핥기'식의 발언이라는 시각에서다.

카드사 사이에서는 관련 규제를 전혀 받지 않는 네이버페이의 실적이 고공행진하는 반면, 카드사는 여전히 신용결제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향후 혁신금융서비스 절차를 활용해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네이버페이는 미리 충전해둔 금액 내에서만 결제가 가능한데, 충전 금액이 부족해도 30만원까지는 결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사가 아닌 네이버가 신용카드사 업무 영역에 진출한다는 비판이 일자, 최 대표는 후불결제 사업이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용카드 회사의 신용결제 수익은 오히려 마이너스"라며 네이버페이의 후불결제 사업이 카드사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카드사들이 제공하고 있지 않은 씬파일러(금융 이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먼저 제공하면서 혁신적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규제 내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면 기존 금융사들과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 대표의 발언처럼 신용카드사는 결제 부문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 이는 전체 신용카드 가맹점의 96%가 영세·중소가맹점으로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 정한 영세 가맹점 기준은 연매출 3억원 이하로, 신용카드 수수료는 0.8%다. 중소가맹점은 연매출 3억~30억원 가맹점으로, 수수료는 1.3~1.6%다. 해당 수수료에서 각종 비용을 빼고 나면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네이버페이는 카드사보다 수수료가 높고, 수수료 관련 규제가 없어 신용결제 부문에서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네이버페이는 연매출 5억~10억원 가맹점 기준으로 1.6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에 더해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입점 가맹점주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수수료율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앞서 네이버파이낸셜은 오는 9월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하면서 보험사에 판매수수료 대신 광고비를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 판매 수수료 상한선을 14%로 정하고 있는데, 네이버가 보험사로부터 받는 돈은 수수료가 아닌 광고비 개념이기 때문에 상한선이 없다고 주장한 탓이다.

금융권에서는 해당 사례처럼 수수료 규제를 받지 않는 네이버페이가 독점적 위치와 규제 공백을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가 신용판매로 돈을 벌지 못하는 것은 수수료 규제 때문인데, 규제를 받지 않는 네이버와 어떻게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네이버에 입점해 있는 사장들도 네이버가 수수료를 올렸을 때 마음대로 계약을 취소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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