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 ‘시동’ : 인터뷰] 이수찬 힘찬병원장 “로봇 인공관절수술로 오차범위 줄인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태림 기자
입력 2020-07-29 0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정확도 높여 출혈‧조직 손상 최소화

  • 통증 55% 완화에 환자 만족도 높아

  • 11월 강북‧부산병원 등 로봇 도입 확대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이 29일 서울 목동병원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힘찬병원 제공]



“인공관절은 처음 수술할 때 최대한 오차를 줄이고 정확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로봇 시스템을 이용해 정확도를 높여주면 회복도 빠르고 인공관절을 더 오래 쓸 수 있습니다.”

국내 척추‧관절치료병원인 힘찬병원을 이끌고 있는 이수찬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29일 아주경제와 만나 ‘로봇 인공관절수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나이가 들면 무릎이 아파 앉아 있다가 일어서기 힘들어지는 때가 온다. 노화로 인한 연골 손상(퇴행성관절염)이다. 이 경우 약을 먹어도, 물리치료를 받아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인공관절수술은 닳아 없어진 무릎 관절 자리에 인공 구조물을 삽입하는 수술을 말한다. 인공관절수술 후에는 통증이 줄어들고, 무릎 관절 운동범위가 회복된다.

실제 인공관절수술을 선택하는 관절염 환자는 꾸준히 느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무릎 인공관절수술 환자 수는 7만7579명으로 4년 전과 비교하면 37.6% 증가했다.

최근에는 로봇 시스템과 의사의 임상 경험을 접목한 ‘로봇 인공관절수술’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힘찬병원도 20억원을 들여 로봇 시스템을 목동, 부평 등 두 곳에 우선 설치했다. 이달 말까지 전체 인공관절수술 232건 중 로봇수술은 100건으로, 약 43%를 차지한다.

이 원장은 “4년 전부터 인공관절수술 관련 로봇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고민했었다. 일반 수술에 비해 비싼 수술 비용, 10분~20분 더 긴 수술 시간으로 감염 우려가 높아지는 것이 망설임의 가장 큰 이유였다”면서 “그런데도 큰돈을 들여 로봇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는 국내외 의료진의 긍정적인 평가가 따랐기 때문이다. 우리도 도입 후 일부 의료진이 ‘가족에게 추천하고 싶은 수술’이라고 할 정도다”고 들려줬다.

힘찬병원이 도입한 로봇 시스템은 글로벌 의료기기 전문기업 스트라이커의 인공관절수술 로봇 ‘마코 스마트로보틱스(이하 마코)’이다. 마코 로봇은 무릎 전치환술 및 부분치환술, 고관절 전치환술에 대해 유일하게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정형외과 수술 로봇으로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로 미국, 유럽 등 26개국에서 30만 건 이상의 수술을 시행하며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이 원장은 특히 로봇 수술은 정확도가 높아 출혈과 통증이 적은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이 의사가 엑스선(X-RAY) 정보를 참고해 직접 인공 구조물을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면, 로봇수술은 수술 전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3차원(3D)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술을 계획한다. 로봇이 같은 과정을 오차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뼈를 더 정교하게 깎아낼 수 있었으며, 일반 인공관절 수술과 비교했을 때 주변 조직 손상이 더 적다. 즉 로봇에 의한 정확한 계산과 의료진의 경험이 합쳐져 수술의 성공률을 높인단 것이다.

영국 런던대학병원(UCLH) 연구결과에 따르면 종전 방식과 비교해 로봇수술은 수술 후 회복시간을 11시간 단축했고, 수술 후 8주까지 환자 통증을 55.4% 줄였다. 수술 직후 가능한 운동범위는 104도로 기존 수술보다 11도 증가했다.

그는 “로봇수술로 정확도가 1%라도 올라간다면 통증 감소와 빠른 회복 등 수술 후 만족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힘찬병원은 로봇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평가를 거쳐 오는 11월쯤 강북·부산·인천·창원병원에도 이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목동병원에는 다음달 1대를 추가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병원 경영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로봇수술 도입을 통해 새로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이 원장은 “로봇수술을 진행할 때 마다 재료비 등이 150만원 정도 추가돼 약 550만원 정도 수술비가 들어간다.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며 “인공관절수술 관련 로봇 시스템이 국내에 보편적으로 도입되면 개선돼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한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환자들을 위해 한층 더 나은 설비를 갖추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이 인공관절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힘찬병원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