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들이고·라이벌 품고....지역특화 '리빙매장' 백화점 성공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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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07-2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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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세계 의정부점 홈코노미족 겨냥 새단장

  • 인근 아파트 판박이 구조 생활매장 꾸며

  • 현대百 천호점, 경쟁사 이케아 파격 입점도

  • 백화점 빅3, 리빙매장 차별화로 매출 '쑥'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스타일리빙 매장.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생활매장이 홈코노미족을 겨냥해 새롭게 단장했다. 업계 최초로 아파트 모델 하우스형 쇼룸 '스타일리빙' 매장을 열었다. 

28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스타일리빙은 의정부점 반경 4㎞ 이내 입주 예정인 1700세대를 겨냥해 가장 인기 있는 평형 아파트 내부 구조를 그대로 옮겨 매장을 구성했다. 전문 인테리어 업체를 섭외하고 실제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와 똑같이 시공해 고객들이 진짜 집처럼 느낄 수 있도록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공간은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늘어난 점을 반영해 홈 오피스룸으로 만든 거실과 자녀방, 호텔 같은 욕실 등 3가지 콘셉트로 꾸몄다. TV, 냉장고 등 가전은 물론 가구, 소품까지 각 공간 콘셉트에 맞게 꾸며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는 편리성도 갖췄다.

덕분에 스타일리빙은 오픈 이후 4개월간 약 20% 가까이 매출이 늘었다. 김상훈 신세계백화점 생활팀장은 "이번 리뉴얼은 최근 새롭게 분양한 아파트를 중심으로 비슷한 평형대와 구조를 대입하여 홈코노미족을 위한 공간을 제시한 것이 특징"이라며 "향후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로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생활매장에 힘을 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업계 최초로 '생활 장르 VIP' 제도를 신설, 고객 5만4000명을 뽑아 개인화·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집 꾸미기 관련 매출 성장에 집중한 결과다. 신세계 생활 장르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신장세를 기록했으며,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6.4% 신장률을 보였다. 코로나19 여파에도 꾸준한 인기를 증명하며 백화점 매출을 견인한 셈이다.
 
백화점 3사, 생활매장 차별화하니 매출 '쭉'
신세계백화점뿐만 아니라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역시 생활매장을 키우고 과감한 시도에 나섰다. 가구·가전 매출의 급성장은 곧 연계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집객 및 타 장르 시너지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월 말 천호점 9층 리빙관에 도심형 매장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를 들였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현대리바트와 경쟁사 관계인 이케아를 백화점 한복판에 꽂는 파격적인 시도를 한 셈이다.

현대백화점의 리빙 상품군 매출은 2017년부터 3년 연속(2017년 11.9%, 2018년 18.3%, 2019년 13.8%)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왔다. 백화점 전체 상품군 중에서 3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한 건 해외패션과 리빙뿐이다. 게다가 천호점의 경우 핵심 상권인 강동·송파구에 2만여 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입주한 만큼 홈퍼니싱 제품 수요가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차별화 결과는 대성공이다. 지난 5월 천호점 리빙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0% 이상 급증했다. 아울러 천호점에 입점한 다른 리빙 브랜드들도 이케아 입점 효과를 누렸다. 가구는 같은 기간 80%, 가전은 140%나 올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다음 달 27일 서울 디큐브시티점에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를 추가로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 이케아 매장. [사진=서민지 기자]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지난 4월 30일 삼성전자, 지난달 17일 LG전자 메가스토어를 리뉴얼 오픈했다. 효과는 곧장 매출 급증으로 이어졌다. 최근 3개월간(4월 26일~7월 27일) 가전 장르 매출이 49% 신장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아파트 단지가 많은 포켓 상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평균 소득 수준이 높고 최신 소비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전 수요가 급증한 데 따라 핵심 상권의 프리미엄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면적을 30% 늘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1월 강남점에 초고가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더콘란샵'(The Conran Shop)을 도입하기도 했다. 금싸라기 땅인 강남 대치동의 강남점 신관 별도 공간 1~2층을 내어줬으며, 규모는 3305㎡(약 1000평)다. 

더콘란샵은 롯데백화점이 대치동 원조 '맹주' 자리를 굳건히 지키기 위한 전략을 담았다. 강남점은 구매력이 높은 도곡렉슬, 대치삼성, 대치아이파크 등 고급 대단지 아파트 거주민이 주요 고객이며 대치동 학원가로 유동 인구가 상당한 보기 드문 '알짜 상권'이다.

20년 전인 2000년 롯데는 강남점을 열며 대치동을 꽉 잡았지만 최근 경쟁사인 신세계와 치열한 자리싸움이 시작됐다. 이때 롯데백화점은 초고가 프리미엄 리빙숍으로 승부수를 둔 것이다. 콘란샵은 오픈 이후 첫달 하루 평균 1만명의 고객이 방문했으며, 약 7개월 만인 2020년 6월 방문객 수 100만명을 돌파해 강남점의 마스코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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