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증권거래세 인하 시기 조정·과세 기준 완화에 '긍정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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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입력 2020-07-2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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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개미' 고액자산가만 적용…시장에 호재"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증권거래세 인하 시기를 앞당기고 국내 상장 주식과 공모 주식형 펀드에 대한 양도소득세 기본공제 상한을 상향 조정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원칙을 유지하지 못하고 여론에 따라 세제 정책을 펼치는 형국으로 흘러가면서 금융세제 개편안의 실효성도 떨어질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과 이번 개편안에서 달라진 점 중에 하나는 상장 주식과 공모 주식형 펀드에 대한 양도소득세 기본공제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정부는 증권 또는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득을 더해 3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20%, 3억원 초과에 대해서는 25%를 과세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한 기본공제를 기존에는 2000만원으로 설정했으나 이번에 5000만원으로 높였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제고하고 시중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기본공제를 상향 조정한 만큼 정부는 과세 대상 투자자가 상위 5%에서 2.5%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약 15만명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와 함께 증권거래세도 당초 오는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했던 기존 계획에서 1년 앞당겼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0.02%포인트를 선제적으로 인하한 뒤 2023년에 0.08%포인트를 추가로 낮춘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주식 거래가 보다 활성화하고 증시 상승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증시가 급락한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받친 만큼 정부가 여론을 의식해 물러선 모습 같다"며 "정부의 전체적인 정책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세제 요건을 대폭 완화하면서 조세 저항이 많이 줄어들어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양도소득세 기본공제를 5000만원으로 상향한 것은 정부가 투자자들의 반발이 워낙 심하니까 크게 한발 물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과세 대상에서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제외되고 '슈퍼개미'로 불리는 고액자산가들만 해당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금융세제 개편안에 대해 환영을 표명했다. 

금투협은 "정부가 발표한 금융세제 개편안은 공모 주식형 펀드를 상장 주식과 묶어 면세점을 개인당 5000만원으로 상향했고 증권거래세 인하를 최초 방안보다 1년 앞당김과 동시에 손실이월공제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해 자본시장에 대한 과세부담을 완화해 정부 세제개편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용성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상장 주식을 투자대상에 포함하는 등의 제도개선을 통해 자본시장 활성화와 장기투자 문화 정착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기획재정부의 발표내용이 국회의 논의를 거쳐 세심하게 법제화되길 기대한다"며 "협회와 업계는 금융세제 개편안이 시장에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세수 증대를 어느 정도 포기하고 기본공제를 상향 조정한 만큼 증권거래세를 완전히 폐지하기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공제를 올려 증권거래세 인하로 줄어드는 부분을 양도소득세가 힘들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기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금융세제 개편안의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며 주식 양도차익에도 과세 형평성의 기본원칙을 적용했지만 대상을 극소수로 설정해 세수 증대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동현 서울대(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세금폭탄'이라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 여론에 따라 세제를 움직이는 형태가 됐다"며 "오히려 99%와 1%를 분리하는 방식이 되면서 세수 증대 효과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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