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 대출 한도 줄이고 업종 재평가한다

김형석 기자입력 : 2020-07-12 12:46
코로나19 여파에 연체율 상승 등 우려에 건전성 관리 돌입
국내 주요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줄이고 대출업종을 재평가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불어난 대출의 연체율이 급증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5대 시중은행[사진=연합뉴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대출 업종을 재평가하고 대출 한도를 줄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달 8일부터 올해 정기 산업등급평가를 시작했다. 국민은행 산업등급평가는 매년 하는 작업이지만 시기가 고정돼 있지 않은데, 올해는 상반기 코로나19 영향을 고려해 이달에 평가를 시행하기로 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산업들의 업황, 정책 변화 등을 고려해 업종별로 '등급'을 정하는 것이다. 상반기에 특정 업종이 눈에 띄게 어려워졌다면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국민은행은 '업종' 관리라고 볼 수 있는 산업등급평가와 함께 '채무자' 관리에 해당하는 조기경보시스템 관리도 운영할 예정이다.

조기경보시스템에서 채무자가 '잠재 관리', '주의 관리' 등으로 선정되면 대출 연장 시기에 원금 일부 상환을 요구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4일 리스크심의위원회를 열고 비대면 신용대출인 '우리WON하는 직장인대출'의 대출 요건을 변경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1일부터 이 상품의 최대 대출 한도는 2억원으로 그대로 두되, 대출한도를 산정할 때 연소득으로 인정되는 비율을 하향 조정했다. 또 요식업종 대출을 앞으로 건당 1억원 이내로 제한하라는 공문을 모든 지점에 보냈다.

신한은행도 올해 상반기에 우량업체 재직자 신용대출 일부 상품의 소득 대비 한도 비율을 낮췄다. 하나은행은 고위험 차주와 일부 위험업종을 선정해 관리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대출 심사기준을 재검토할 지 논의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이 잇따라 대출 한도 조정과 업종 재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데는 최근 들어 관련 대출이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지속되면서 차주의 상환 능력이 감소해 연채율이 급등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17조523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조6000억원 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16조9000억원 가량 급증한 254조3885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용대출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며 "하반기에는 정부 여신 지원 대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건전성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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