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등받이 경사진 바운서·요람서 아기 재우면 안돼…질식 위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오수연 기자
입력 2020-07-02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국내에서 판매 중인 유아용 경사진 요람 9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모든 제품이 등받이 각도가 수면 중 질식 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판매 사이트 상위 9개 품목에 해당하는 유아용 경사진 바운서, 흔들의자, 요람 등(이하 경사진 요람)을 시험·조사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아울러 이 중 8개 제품은 수면 또는 수면을 연상시키는 광고를 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사진 요람은 육아부담을 줄여주는 제품으로 부모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경사진 요람에서의 영아 질식 사망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리콜 대상 제품 확대, 안전 가이드라인 제공 등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성장·발달 초기에 있는 만 1세 미만의 영아는 기도가 상대적으로 좁아 기도 압박, 막힘에 의한 질식사고의 발생 우려가 높다. 각 국 정부와 소아 관련 단체에서도 영아의 안전한 수면을 위해 평평하고 딱딱한 표면에서 똑바로 눕혀 재울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경사진 요람에서의 영아 질식사고 유형 [표=한국소비자원 제공]

경사진 요람은 평평한 바닥에 비해 목을 가누지 못하는 영아가 상대적으로 쉽게 몸을 뒤집고, 고개를 돌리거나 아래로 떨굴 수 있어 산소 부족을 느끼게 되거나 기도가 막히는 등의 질식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경사진 요람에 대한 별도의 규정을 둬 수면을 제한하고, 등받이 각도가 10도 이내인 ‘유아용 침대’에서만 수면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경사진 요람이 별도 구분없이 유아용 침대로 분류되어 수면에 대한 표시·광고 제한이 없으며, 등받이 각도도 80도까지 허용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경사진 요람 9개 제품의 등받이 각도를 측정한 결과, 14도에서 66도 수준으로 나타나 국내 기준은 충족했지만 수면 시 질식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중 8개 제품은 수면 또는 수면을 연상시키는 광고를 하고 있어 소비자가 잘못 사용해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

경사진 요람은 수면 중 영아의 질식사고 발생 우려가 있음에도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유아용 침대로 분류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영아의 질식사고 예방을 위해 의무표시 사항을 누락한 4개 제품에 대해서 시정을 권고했고, 국가기술표준원에는 경사진 요람에서 영아의 수면을 금지하도록 안전기준 강화를 건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사진 요람은 영아의 수면을 위한 제품이 아님에도 온라인 쇼핑몰, 해외직구·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수면용 제품으로 표시·광고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영아의 질식사고 예방을 위해 사업자(통신판매중개업자·TV홈쇼핑) 정례협의체를 통해 수면용 제품으로 표시·광고하는 경사진 요람에 대한 일괄적인 개선 조치를 요청했다.

소비자들에게는 경사진 요람의 사용에 따른 질식사고 예방을 위해 아기가 잠이 들면 적절한 수면 장소로 옮길 것, 항상 안전벨트를 채울 것, 아기를 혼자 두지 말 것 등을 당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