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당시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제2수사단' 구성을 추진하며 정보사 요원들의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내란 특검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구형했다. 1심이 해당 행위를 "계엄 선포를 전제로 한 준비·수행 행위"로 규정한 만큼, 2심에서도 핵심은 형량보다 제2수사단 구상의 성격에 맞춰졌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27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노 전 사령관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고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특검은 1심과 동일하게 징역 3년과 추징금 2490만원을 구형했다. 선고는 2월 12일 오후 2시 30분이다.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이던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이후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조직으로 거론된 계엄사 합동수사본부 제2수사단 구성을 위해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요원들의 인적 정보를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정보에는 계급과 성명뿐 아니라 출신과 임관 연도, 학력 등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개인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노 전 사령관이 이 명단을 토대로 제2수사단에 배치할 요원 약 40명을 선발하는 등 조직 구성을 구체화했다고 보고 있다. 민간인이 군사 정보를 취득해 계엄 관련 조직 구성에 관여한 점 자체가 위법하다는 판단이다.
노 전 사령관은 진급을 도와주겠다며 후배 군인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도 함께 받는다. 김봉규 전 정보사 중앙신문단장과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 등으로부터 현금과 백화점 상품권을 수수한 혐의다.
이 사건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노 전 사령관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과 추징금 2490만원을 선고했다. 내란 특검 기소 사건 가운데 법원의 첫 판단이었다. 특검은 1심에서도 징역 3년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제2수사단 구성 행위에 대해 "계엄 선포 요건 충족 여부와 무관하게 특정 시점 계엄 선포를 전제로 이를 준비·수행한 행위"라며 "위헌적이고 위법한 행위"라고 판결했다. 단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나 알선수재에 그치지 않고,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계엄이 선포 단계에 이르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는 취지다.
항소심에서 특검은 "이 사건 범죄는 비상계엄이 선포 단계에 이를 수 있게 한 중요한 동력"이라며 "죄책이 개별 범죄의 범주를 넘는다"고 주장했다. 반성 없는 태도 역시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노 전 사령관 측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는 공소권 남용 주장도 제기했다. 정보사 요원 명단의 최종 전달 대상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었는데도, 노 전 사령관이 제2수사단 구성을 주도한 것처럼 기소됐다는 주장이다. 노 전 사령관이 독자적 결정권을 행사할 지위에 있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알선수재 혐의 역시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최후진술에서 "사건의 선후관계를 잘 살펴봐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노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장관 등과 함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도 별도 재판을 받고 있다. 해당 사건의 1심 선고는 2월 19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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