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관련 대검 내부서도 균열... 대검찰청-중앙지검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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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06-3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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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연루된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두고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간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검찰청 내부에서도 윤 총장이 한 검사장을 감싸기 위해 자문단 소집을 결정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대검은 기자단에 공지한 입장문을 통해 "검찰총장은 자문단 선정에 관여하지 않았고, 선정 결과를 보고받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이같은 입장 발표 이후 대검찰청 내부에서는 이와는 상반된 발언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윤 총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했고, 대검 부장회의에서는 아무런 결정이 나지 않았다는 것.

특히 이 과정에서 윤 총장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현직 검사들로 구성된 자문단 후보군을 만들어 단원을 뽑으라고 했다는 설명이다.

대검 부장회의에 참석했던 참모진과 윤 총장 사이의 이견은 이미 터져나온 바 있다.

지난 24일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두고, 대검 부장회의에서는 결과가 나오거나 의견이 모아진 것은 아니었다. 이후 구본선 차장검사는 윤 총장에게 '경과보고' 정도만 했을 뿐인데 윤 총장이 독단적으로 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해 버렸다는 것이다.

당시 대검 부장회의에서 참석자 대부분은 명시적으로 찬반 견해를 제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소수지만 수사자문단에 명확한 반대의견을 내놓은 참석자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검 예규에 따르면 전문수사자문단은 검사와 법률가들로 구성되며, 대검 지휘부서와 일선 수사팀의 의견을 들어 총장이 위촉하게 돼 있다.

하지만 자문단 소집 자체에 비판적인 대검 지휘부와 중앙지검 수사팀은 단원 선정 절차에 응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사안의 특수성을 감안해 독립적 수사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대검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겠다는 뜻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를 방해하고 있음을 은연 중에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중앙지검은 "관련 사실관계와 실체 진실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지금 단계에서 자문단을 소집할 경우 시기와 수사보안 등 측면에서 적절치 않은 점, 자문단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동시 개최, 자문단원 선정과 관련된 논란 등 비정상적이고도 혼란스러운 상황이 초래된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또 서울중앙지검은 "검찰 고위직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사안의 특수성과 '국민적 우려'를 감안해 사건을 맡은 수사팀인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에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 독립성을 부여해달라"며 신뢰성을 제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대검은 "법리 성립과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면 수사팀이 자문단에 참여해 합리적 의견을 개진하라"며 서울중앙지검의 발언을 일축했다.

한편 이날 대검은 윤 총장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전문수사자문단원 후보자 선정에 관여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오늘 모 언론 보도 중 검찰총장이 자문단 추천자 선정에 관여하였다거나 대검 형사부장이 추천자 선정 과정에서 배제되었다는 부분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입장문을 재차 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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