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에 뚫린 골프·테니스 투어, 방심과 부주의 '도마'

미국과 유럽서 확진자 발생

방심·부주의 도마 위에 올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유럽 테니스 미니 투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방심과 부주의가 도마 위에 올랐다.
 

확진된 드미트로프(중앙)와 함께 있는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PGA 투어 RBC 헤리티지(총상금 710만 달러·약 86억1443만원) 첫날 경기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에 위치한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7099야드)에서 지난 19일 열렸다.

이 대회에 출전한 닉 워트니(미국)는 첫날 결과 3오버파 74타를 때렸다. 그는 지난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열린 PGA 투어 찰스 슈왑 챌린지 커트라인 탈락으로 PGA 투어가 마련한 비행기를 타지 않고 개인적으로 이동했다.

둘째 날 아침 워트니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기권을 선언했다. 그는 첫날 종료 후 몸이 좋지 않자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고 했다. 만약 스스로 나서지 않았다면 더 큰 확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는 코로나19 때문에 시즌이 중단됐다.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남자 프로 테니스 부흥을 위해 미니 투어 성격인 아드리아 투어를 기획했다. 그러나 발표에 따르면 선수 3명을 포함해 5명이나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골프와 테니스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국 공영방송인 BBC는 23일 "대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무시한 PGA 투어 선수들은 '천하무적'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배포했다.

PGA 투어는 지난 3월 12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범유행) 선언 이후 시즌을 중단했다가 지난 12일 재개했다. 지금까지 두 개 대회(찰스 슈왑 챌린지, RBC 헤리티지)를 무관중으로 진행했다.

BBC는 PGA 투어의 운영을 지적했다. "선수와 캐디 사이의 거리두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클럽도 선수가 직접 꺼내는 것이 권장사항이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한 명의 정상급 선수는 PGA 투어에서 오는 경고 메시지를 지웠다"고 했다.

워트니의 소식을 들은 RBC 헤리티지 우승자 웹 심프슨(미국)은 "나의 이번 주 행동을 돌아보게 됐다"며 "나름대로 조심했지만, 더 주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확진된 PGA 투어 소속 닉 워트니 [AP=연합뉴스]

아드리아 투어의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 14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끝난 아드리아 투어 1차 대회에서는 4000명이 넘는 관중이 입장했다. 선수들은 거리낌 없이 네트를 사이에 두고 포옹하고 인사했다.

출전 선수들은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크로아티아 자다르에서 열린 2차 대회를 앞두고 농구 경기를 했다. 문제는 2차 대회 도중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도 함께했다는 점이다.

조코비치도 디미트로프와 같이 뛰었다. 현재 그 역시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 조코비치가 기획한 아드리아 투어는 도마 위에 올랐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대부분 사회적 거리를 두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영국 테니스 선수인 에번스는 "이런 경기를 여는 것은 좋지만 2m 사회적 거리두기는 장난이 아니다"라며 "조코비치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