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급파 날, 北 병력 배치 포착…與 내부선 "한·미 워킹그룹이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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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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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연락사무소 폭파 32시간 만에 정부, 한·미 공조 움직임

  •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장, 17일 방미…사실상 美 특사격

  • "원론적 논의에 그칠 것…남북선언 이행 메지시 전해야"

정부는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한·미 공조를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드러냈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 관계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혼선을 빚고 있다. 2018년 11월 20일 출범한 '한·미 워킹그룹'은 비핵화·대북제재·남북협력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18일 정부는 남북관계 위기 악화 방지를 위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미국으로 급파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의 방미는 북측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뒤 32시간 만이자, 지난 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청와대 측은 이 본부장의 이번 방미가 사전에 계획된 일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지만, 남북 관계가 긴박한 상황에서 이뤄진 방문으로 사실상 대미(對美) 특사 격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본부장은 방미 기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 등과 만나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북한의 도발 자제 방안과 교착 국면인 남북, 북·미 관계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한·미가 이번 만남에서 북한을 설득하는 방안을 찾기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이날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이 본부장이 미국 당국자들을 만나도 상황관리 등 원론적인 논의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부총장은 “현재 미국도 불안해할 거다. 그런데 한·미 당국자가 만나서 딱히 방안이 나올지는 모르겠다. 북한이 대북 특사도 안 받는다고 했다”며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돌아올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남 비난은 대북 전단 살포로 시작됐다. 하지만 남북정상 간에 맺은 합의사항을 남측이 ‘대북 제재’를 이유로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북한의 불만이 터진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한·미 공조로 대북 대응책을 마련해도 대북 제재 완화 등 북측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는 이상 현재의 긴장 위기가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18일 인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초소에서 북한군이 근무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러 간 사이 전날 오후 북한군(軍)이 비무장지대(DMZ) 일부 민경초소에 경계 병력을 투입하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 총참모부가 DMZ 군대 전개를 통해 전선 경계 근무를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한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비어 있던 군 초소가 무장 상태가 된 셈으로, 남북 간 군사적 충돌 우려가 한층 커졌다.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공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SLBM, ICBM 도발은 현재의 남북관계 상황과는 별개로 이뤄질 것”이라며 “북한의 대남 도발은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9·19 군사합의서 파기, 개성공단 철거 순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이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공동주최한 ‘2020년 한반도 신경제 포럼’에 참석, 남북 정상이 합의한 선언을 이행하겠다는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협력의 걸림돌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어제 통일부 장관이 물러났다. 뭘 해보려고 노력을 했는데 사사건건 벽에 부딪혀 좌절한 것 같다”며 통일부 차원의 대북정책이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을 거쳐 결국 한·미 워킹그룹에서 논의되면서 무산됐을 것이란 의중을 드러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 참석해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미 워킹그룹에 대한 정부 측 의견을 묻자, "우려를 잘 알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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