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혁명가들] 이종윤 건설본부장 "한국, 유라시아 철도의 출발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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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0-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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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마라토너 손기정 선수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유라시아 횡단열차로 독일까지 이동했습니다. 남북관계가 개선돼 철도와 신호체계만 일부 손본다면 우리나라에서 유럽까지 철도가 연결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지난 5일 대전 한국철도시설공단 본사에서 만난 이종윤 건설본부장은 "경의선 연결사업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국제사회의 전향적인 협조가 필요한 사업으로 대내외 경제상황 및 국제정세 등 해결돼야 할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철도의 미래는 남북철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04년 남북철도PM1 파트장 근무 당시 경의선, 동해선 연결사업 PM업무를 현장에서 직접 관리하며 남북 간 철도를 연결한 인물이다. 올 5월부터는 남북철도사업추진단TF에서 건설팀 TF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DMZ 안에 철도 군사분계선을 나타내는 철판을 앞에 두고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우리나라 분단의 아픔을 느꼈다"며 "열차를 배웅하는 북한 승무원들과 작별 인사를 하는데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가슴이 먹먹했다"고 2007년 남북 간 열차 시험운행 당시 북한 철도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회상했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과 남북 현지 공동조사 등으로 화해 무드가 조성되며 경의선 연결사업이 진행됐으나 최근 남북 대화가 다시 경색되며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 본부장은 북한에 철도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남한과 북한 모두 경제발전을 할 수 있는 길로 봤다. 그가 "철도는 지역 간 상호교류를 자연스럽게 활성화시키고, 국가와 지역 간 격차와 갈등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경의선 연결사업을 통해 남북철도망을 재구축해 분단 후 오랜 세월 동안 반목과 대립을 해온 역사를 교류와 협력의 역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의선 복원사업이 다시 진행되려면 우선 도라산~개성 DMZ 구간 등의 선로 보수가 필요하다. 북한 철도는 노후화로 열차운행 속도가 시속 30~50㎞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대화를 통해 철도시설의 성능을 향상시켜야 원활한 열차운행이 가능하다.
 

[그래픽=아주경제 DB]


경의선만 복원되면 우리나라가 유라시아 철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현재 북한에서는 평양~베이징 국제열차가 운행 중이다.

다만, 지금은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와 미국 행정명령에 따라 남북사업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공단은 유엔 제재 해제 이후 남북철도 연결 방안이 확정되면 측량 및 설계를 시작으로 시공 등 종합적인 사업관리를 통해 동북아 철도망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경의선 남북철도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신의주, 중국 단둥을 거쳐 TSR, TCR, TMR, TMGR을 통해 유라시아까지 연결돼 한국이 대륙철도로 경제영토를 확장하게 될 것"이라며 "경의선 연결은 동북아 지역의 공동번영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전환점을 구축한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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