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상승 기대감…원·달러 환율 석달만에 1100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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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06-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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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분간 점진적 하락…낙폭은 제한적"

지난 3월 130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3개월 만에 1200원 아래로 내려왔다. 환율은 두달 넘게 박스권을 형성했지만, 주요국의 경기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예상보다 빨리 1190원 선에 진입했다. 글로벌 증시도 상승랠리를 이어가는 등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돼, 환율은 당분간 하락압력을 받을 전망이지만 낙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1원 내린 1197.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7.8원 내린 1197.0원에 개장해 1190원대 후반에서 등락하다 마감했다. 환율이 1200원 아래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 3월 11일(1193.0원) 이후 석달 만이다.
 

[그래픽=아주경제]


글로벌 경제회복 기대감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는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9거래일 만에 상승 반전했으나, 8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96.646을 나타냈다. 반면 미국 뉴욕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간밤에 1.13% 오르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지난 3~4월 달러화에 안전자산 프리미엄이 반영된 부분이 조정을 받고 있다"며 "그에 연동돼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국 경기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키웠다. 미국에서는 5월 비농업 일자리가 250만개 증가했고, 실업률은 전월 14.7%에서 13.3%로 하락했다. 일자리가 750만개 감소하고 실업률은 19%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00~0.25%까지 대폭 낮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1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를 여는데, 전문가들은 연준이 현 수준의 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연준은 경기부양을 위해 유례없는 양적완화를 시행 중이다. 전날에는 기업 자금 지원책인 '메인 스트리트 대출 프로그램'을 더 많은 중소기업이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고 전하며 경기부양 의지를 재차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민경원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 상승은 수급(달러 공급)이 이끌고 있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수급이 약하다"며 "최근의 환율 하락은 달러화 약세에 연동된 영향이 크다"며 "이 때문에 1200원 선으로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원화 강세를 주도했다"며 "당분간 달러 약세 압력이 이어지겠지만, 국내 펀더멘털 개선이 제한적인 만큼 추세적인 환율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실물경기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는 점은 하락폭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는 환율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경제 반등 기대감에 더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확산) 이후 한국 경제에 재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원화값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인도가 높아져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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