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극적 화해에 공정위 중재 있었다

임애신 기자입력 : 2020-06-05 10:46
공정위 "상호 신고 취하…소비자 오인 우려도 해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화질 공방을 끝냈다. 날 선 비방을 이어가던 양사가 화해 모드로 돌아선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중재 때문이다.

공정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상호 신고한 사건의 심사 절차를 종료한다고 5일 밝혔다. 

양사가 법원에서 디스플레이·냉장고 등 광고 관련 다툼을 한 적은 많다. 공정위에서의 맞고소는 지난 1981년 LG전자가 금성이던 시절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에는 삼성전자가 금성사에 냉장고 광고 금지 신청을 냈다.

이번 TV 화질을 둘러싼 공정위 신고는 시작도 끝도 LG전자에 의해 이뤄졌다.
 

공정위 [사진=연합뉴스 제공]
 

LG전자는 지난해 9월 공정위에 삼성전자를 신고했다. 삼성전자 QLED TV가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액정표시장치(LCD) TV인데, 양자점 발광 다이오드(QLED)의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소비자가 오인하게 광고한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술을 활용한 LCD TV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퀀텀닷이라는 용어가 생소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퀀텀닷보다 익숙한 LED에 퀀텀닷의 Q를 합쳐 QLED라는 제품명을 만들었다.

이후 삼성 제품명이 기술적 오인을 야기할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LG전자는 자발광 소재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한 OLED TV와 같은 제품만 자발광 TV로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삼성전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한 달 뒤인 같은 해 10월 LG전자가 삼성 QLED TV를 객관적인 근거 없이 비방했다며 부당한 비교 광고와 비방 광고를 문제 삼아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렇게 TV 화질로 시작된 양사의 비방은 의류 관리기, 세탁기, 건조기 등으로 확산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신고를 취소했다. LG전자가 이달 3일 먼저 신고를 취소했고 삼성전자가 다음날인 4일 신고를 취소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LG전자와 삼성전자 양사 간의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양사가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상호 신고한 사건의 신고를 취하했고, 소비자 오인 우려를 해소한 점을 고려해 심사 절차 종료를 결정했다.

양사는 신고를 취소하면서 네거티브 마케팅을 지양하는 대신 표시·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품질 경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LG전자 신고 후 삼성전자가 자사 QLED TV에 백라이트가 있다는 사실을 홈페이지와 유튜브 광고 등을 통해 강조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QLED가 LCD TV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부문을 바로 잡았다고 판단했다. LG전자 또한 비방으로 논란이 된 광고를 중단했다.

또 QLED 명칭 사용과 관련해 2017~2018년 영국·호주 등 해외 자율광고심의기구 등에서 별도 조치를 하지 않기로 한 이후, 현재 QLED(양자점 발광 다이오드) TV라는 용어가 광의의 개념으로 확산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

기술 우위를 강조하며 자존심 싸움을 하던 양사가 극적으로 화해한 것은 공정위의 중재 덕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내외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서 대승적 차원에서 내린 결론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 세계 TV 시장을 리드하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어느 쪽 편을 들기는 애매했을 것같다"면서 "양사의 상호 협의로 인한 신고 취하가 공정위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결론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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