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옥상옥' 지배구조로 변경...방통위 '조건부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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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입력 2020-06-0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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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영건설, 6개월 내 SBS 경영계획 제출해야...관련 법 위반 해소여부도 조건

  • 방통위, 올해 말 SBS 재승인 심사 때 조건 이행 여부 심사

방송통신위원회가 SBS의 지배구조 변경에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SBS의 최대주주인 태영건설은 향후 6개월 내에 SBS 경영계획을 방통위에 제출하고 법 위반 소지를 해소하는 등 총 다섯 가지의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

방통위는 1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32차 위원회 회의를 열고 SBS미디어홀딩스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에 대한 사전승인을 논의했다. 

이날 방통위는 SBS미디어홀딩스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을 조건을 부가해 승인했다. 방통위는 연말에 예정된 SBS재허가 심사 때 해당 조건의 이행실적을 점검해 성과를 심사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행조건은 △방송의 소유 경영 분리 원칙의 준수 △SBS의 재무건전성 부실을 초래하거나 미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SBS 자회사·SBS미디어홀딩스 자회사 개편 등 경영 계획의 마련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의 해소 △법인 신설에 따른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 제고 방안 마련 △이행각서의 성실한 이행 등이다. 태영건설은 승인 6개월 내에 경영계획과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 해소계획을 방통위에 제출해야 한다. 

태영건설이 지난달 29일 제출한 이행각서에는 SBS 소유와 경영분리 원칙을 준수하고 공정거래법 위반 상태를 해소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태영건설의 인적분할 후 TY홀딩스가 설립됐을 때를 가정한 지배구조. [사진=흥국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현재는 태영건설 아래 SBS미디어홀딩스가 SBS를 소유하고 있는 구조다. 태영건설은 인적분할을 통해 새로운 지주사인 TY홀딩스를 설립하고, SBS의 대주주인 SBS미디어홀딩스의 대주주를 기존의 태영건설에서 TY홀딩스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분할 이후에는 TY홀딩스 산하에는 SBS 이외에 환경 등 다양한 분야 계열사가 함께 포함된다. SBS 입장에서는 두 개의 지주회사로부터 지배를 받는 '옥상옥' 구조가 된다. 태영건설은 SBS 등 방송사업분야에서는 손을 떼는 대신, 건설 사업에만 집중한다.

지난 2007년 태영건설은 태영건설이 가진 SBS미디어홀딩스 주식을 처분하게 되면, 반드시 방통위의 사전승인을 얻겠다는 이행각서를 방통위에 제출한 바 있다. 이번 심사는 당시 제출된 이행각서에 따른 것이다. TY홀딩스의 분할기일은 9월1일로 예정돼있다.

일각에서는 TY홀딩스가 방송뿐만 아니라 환경과 레저분야 등 다양한 사업영역을 포괄하는 곳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방송사로서의 공적 책임을 다하기 힘들어지거나, 계열사로의 자본유출, SBS 매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SBS노조와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 TY홀딩스 설립에 우려를 표한 이유기도 하다.

TY홀딩스 체제가 되면, 민영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인 SBS미디어크리에이트는 TY홀딩스의 증손회사가 된다. SBS미디어크리에이트는 SBS의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TY홀딩스의 설립 이후에는 손자회사인 SBS가 SBS미디어크리에이트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방송광고판매대행법에 따르면 한 방송사가 하나의 미디어렙 지분 전체를 소유할 수는 없다. 두 법 간 충돌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를 6개월 내에 어떻게 해결하느냐도 TY홀딩스의 당면 과제다. 

표철수 방통위 위원은 "방송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통해 얼마나 방송 독립성을 보장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올해 SBS 재허가 심사에서 이를 살피고, SBS 자회사 사업 수입이 다른 계열사로 빠져나가는 일이 없도록 검증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9일 방송통신위원회가 28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차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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