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치도록 돈달라"…미국 반도체 업계 로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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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6-0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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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6조원 규모 지원 요청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기술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반도체 업계가 정부의 지원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은 반도체 산업에 고액의 보조금을 지급받는데 반해, 미국은 정부의 직접 지원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최근 370억 달러(약 46조 원) 규모의 보조금을 정부와 의회가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31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신문이 입수한 제안서에 따르면 지원금에는 반도체 공장 건설을 위한 보조금, 반도체 투자 유치를 위한 지원 및 연구자금 확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경제 논리가 우선하는 미국에서 업계가 보조금을 요구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미국은 앞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일부 업계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그런데도 업계가 이례적인 보조금 요청에 나선 것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제조업 부흥 의지와도 관련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첨단 기술 산업에 있어 아시아의 의존도를 줄임과 동시에 중국과의 경쟁 우위를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생산체인 리스크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첨단 기술 보호주의 목소리가 커지는 역할을 했다.

존 뉴퍼 SIA 협회장은 "370억달러는 적지 않은 비용이다"라면서도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국가경제와 안보, 미래 핵심 기술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비용 지출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SIA가 제안한 안이 그대로 받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의회 차원에서도 초당적으로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물론, 야당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도 지지하고 있다. 토드 영 공화당 상원의원은 반도체 연구 등을 지원하는 1100억 달러의 예산안을 제안했으며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은 SIA의 제안 중 일부를 반영한 법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IA가 제안이 바로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행정부 내 주요 인사를 비롯해 유력 국회의원들이 반도체 업계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민주당 출신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이 SIA 제안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WSJ은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토드 영 공화당 상원의원은 반도체 연구 등을 지원하는 1100억 달러의 예산안을 제안한 바 있으며, 톰 코튼 공화당 원은 SIA의 제안 중 일부를 반영한 법안을 준비 중이다.
국무부 대변인은 반도체 산업이 향후에도 미국에 머무를 수 있도록 의회 및 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WSJ은 "이런 제안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우위를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등장했다"면서 "반도체는 5G 네트워킹과 인공지능 등 미래의 가장 중요한 상업·방위 기술과 긴밀히 연결돼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나라 경쟁업체보다 한발 앞서고 싶어하는 분야다"라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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