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또 낮췄다···사실상 바닥까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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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5-2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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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위축 심각해 '할 수 있는 것 다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앞서 지난 3월 임시금통위를 단행해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불과 2개월 만에 추가 인하에 나선 것이다.

이는 한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과 소비·투자 부진 현상을 그만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추가 인하로 국내 기준금리는 실효하한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통위는 기준금리 결정 이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통위 측은 "국내 소비가 부진하고 수출도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설비·건설투자도 부진하다"며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경제 전반이 부진한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수출, 성장률 경제 지표들에서 코로나19 충격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기가 '대공황급'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특히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지난 4월 수출액이 작년 동월 대비 24.3% 줄었다. 수출 부진에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이런 수출 급감 등의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 자체도 역성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수정했다. 실제 1분기 성장률이 –1.4%로 나타난 상황에서 코로나19 충격이 지속되고 있어 올해 경제 회복이 어렵다는 시각이다.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5.5%) 이후 22년 만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다소 발빠른 조치다. 금융투협회가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9%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나머지 21%는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이라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미루지 않고 속전속결로 진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 재정 정책을 펼치는 만큼 통화당국도 이에 공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최근 3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나서는 등 적자 재정을 무릅쓰고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다.

이로써 한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날 0.25%포인트 추가 인해를 포함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낮췄다. 이로써 국내 기준금리는 실효하한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가 0~0.25% 임을 감안하면 격차는 0.25~0.5%포인트에 불과하다.

또 한은은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 등 이른바 '한국판 양적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저신용 등급을 포함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사들이는 기구(SPV)에도 8조원을 대출하기로 했다. 유동성 공급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에는 한은이 다소 보수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된 이후 매우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을 앞두고 기준금리를 내려 최대한 시장금리를 낮추려는 의도도 인하 결정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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