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아베...비상사태 해제 앞두고 지지율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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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05-2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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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내각 지지율 29%로 곤두박질…2차 집권 후 최저

  • 코로나19 대응 부실·경제 위기·마작스캔들까지 겹쳐

일본이 비상사태 해제를 앞둔 가운데 아베 신조 총리의 '정치적 역경'은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29%를 기록하며 2012년 12월 2차 집권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이 총체적으로 미흡했다는 평가 속에 아베 측근인 검찰 고위 간부가 마작도박 연루 혐의로 사직한 '마작스캔들'까지 나오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우선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아베 내각의 안일한 대응이 그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 제기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일본 내 감염 사례가 급증했음에도 비상사태 선언을 늦췄다. 또 발생 초기 중국이 코로나19 진원지로 떠올랐지만, 중국발 입국 제한을 더디게 진행했다.

특히 토크쇼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마스크 대책은 그의 지지율이 바닥으로 추락하는 데 일조했다. 한 가구당 2개의 면마스크를 제공하겠다는 이 정책은 발표 당시부터 턱없이 부족한 양이 지적되며 공분을 샀다. 배포한 후에도 오염되거나 이물질이 발견됐다며 품질 논란이 계속됐다.

심지어 비상사태가 내려진 기간에 아베 총리가 소파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올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동영상은 외출 자제를 독려하려는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총리가 한가하게 쉬고 있다"는 비판도 받았다.

설상가상 코로나19발 경기 침체도 아베 총리를 코너로 몰고 있다. 일본의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9% 감소했다. 이로써 일본은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 경기 침체를 공식화했다. 일본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지난해 4분기(-1.6%)에 이어 2분기째다. 2분기 연속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경우 '경기 침체'로 분류한다.

도쿄에 있는 정치컨설팅업체인 야마네코연구소의 룰리 미우라 대표는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수록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국민이 줄어든다"며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기업들이 몰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전망은 더 암울하다.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 성장률이 -20% 아래로 곤두박질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지난해 단행한 소비세 인상 여파가 여전한 가운데 코로나19 충격이 2분기 GDP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가계가 지출을 줄이고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줄이면서 일본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검찰 장악 의도라는 비판을 받은 검찰청법 개정 추진과 아베 총리가 차기 검찰총장으로 공들였던 구로카와 히로무 도쿄고검 검사장의 '마작스캔들'까지 더해지면서 여론은 아베 내각에 등을 돌리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자체 여론조사한 결과, 아베 내각 지지율은 29%로 2차 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8년 모리토모·가케 학원 스캔들로 정권이 흔들릴 때 지지율(31%)보다 낮다.

이처럼 아베 지지율의 바닥 찍기가 계속되자 집권 자민당 내부에서조차 총리 '조기 교체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블룸버그는 자민당 일부 계파에서 기시다 후미오 전 외상을 후임자로 점찍으며 물밑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과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도 유력 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아베 총리 임기는 내년 9월 만료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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