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공학회 "무리한 전기차 정책 업계 위기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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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05-1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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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친환경차 보급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며 전기차에만 지원금을 집중하기 보다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자동차공학회는 1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한국자동차공학회 자동차 기술 및 정책 개발 로드맵 발표회’를 개최하고 완성차·부품업체 판매량이 연간 17% 수준 감소할 것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기형 한양대학교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친환경 자동차 성장 둔화가 예상되므로 막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캐시 카우로 내연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전기차 판매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 최근 (자동차 회사들이) 대놓고 드러내진 않지만 내연기관에 다시 집중하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는 결국 기술 생태계의 붕괴를 초래하며 궁극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지금부터 5년 정도가 향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골든 타임이 될 것이므로 특정 동력원에 집중하기 보다는 균형 잡힌 현실적 연구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30년 배터리 전기차 300만대, 수소전기차 85만대 보급을 목표하고 있는 정부 정책을 지적한 의견도 나왔다. 배충식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한국과학기술원 교수)은 "정부가 2030년을 목표로 세운 친환경차 보급 정책에 따르면 53조가 필요하다"면서 "신동력 자동차의 보급을 위한 국가 재정 여력과 기업의 자금 유동성에 위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배 부회장은 "정부는 친환경차의 신차 판매 점유율 33%를 달성하겠다고 하나 이는 세계 시장 예측의 2배를 상회하는 매우 공격적인 목표"라며 "혼란스러운 세계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동력원 기술에 관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조금이나 세금감면에 기댈경우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숙제가 있다"며 "2030년까지 보조금과 세금 혜택을 현상유지하면 53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수입차량이 전기차 보조금을 상당 부분 수령해 가는 것으로 파악돼 이에 따른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을 테슬라가 차지하는데 지금 추세라면 올해 보조금을 1000억이상 수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 부회장은 "배터리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뿐 아니라 내연기관차도 효율성 향상 등 기술 발전으로 이산화탄소 감축에 기여하고 있다"며 "과도한 보조금 정책보다는 환경성·경제성·적합성을 모두 고려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내연기관차, 배터리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의 상생을 위한 기술 개발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김민수 서울대 교수, 황성호 성균관대 교수, 배충식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 박영일 서울과기대 교수, 이기형 한양대 교수, 민경덕 서울대 교수[사진 = 한국자동차공학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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