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첫 혁신금융 실험...중소 판매자 대상 대출 서비스 출시

현대캐피탈·11번가와 '이커머스 팩토링' 출시

11번가 중소셀러 대출한도 높이고 비용부담 낮출 전망

#11번가에서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A씨는 최근 출시된 신상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 신용대출을 알아보던 중, 최근 대출상환을 몇 번 연체한 뒤로 신용등급이 낮아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금융권 은행에서는 대출을 받을 수 없었고, 2금융권 대출은 금리가 20%에 달했다.

A씨는 다행히 11번가 이커머스 팩토링을 신청해 3000만원의 자금을 신청 당일에 입금받을 수 있었다. 11번가 이커머스 팩토링은 신용등급에 무관하게 최대 6개월간 3000만원을 대출해준다.

SK텔레콤은 11번가, 현대캐피탈과 협력해 비금융 데이터 기반 신용 평가를 활용한 11번가 중소 판매자 대상 대출 상품 '11번가 이커머스 팩토링'을 20일 출시한다.

11번가 이커머스 팩토링은 지난해 10월 SK텔레콤이 이동통신사 중에서는 최초로 금융위원회의 금융규제 샌드박스 통과 후 출시한 첫 이커머스 소상공인 대상 혁신금융서비스다.

SK텔레콤, 11번가, 현대캐피탈은 이동통신, 이커머스 등 비금융 데이터를 신용 평가에 활용, 중소 판매자들에게 대출한도 상향, 이자 절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서비스 출시를 통해 11번가 중소 셀러 최대 4만 명이 금융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11번가 이커머스 팩토링을 통해 11번가 중소 판매자는 매출 규모 등에 따라 기존 대출과 별개로 최대 3000만원까지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 금리도 시중에서 제공하는 이커머스 금융 상품과 비교해 최저 수준이다.

11번가 이커머스 팩토링 이용을 원하는 중소 판매자는 11번가 홈페이지에서 셀러회원 인증 후 안내에 따라 현대캐피탈 신청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SK텔레콤은 정보 활용에 동의한 중소 셀러의 △매출 및 정산 △고객 주문 취소 및 반품 이력 △판매 품목 △구매자 리뷰 및 고객 응대 정보 등 수백가지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술로 분석, 기존 금융 정보 기반의 신용 평가 방법을 보완하는 모델인 '셀러 스코어'를 개발했다.

셀러 스코어는 예측 정확도(AUROC: Area Under Receiver Operator Characteristic) 0.85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모델의 예측 정확도 값이 0.7 이상이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텔레콤은 우리은행, 현대카드 등 여러 금융사와 함께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 평가 모델 기반의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 출시를 논의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서비스를 시작으로 타 이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판매자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에 빠진 오프라인 소상공인 대상 서비스도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데이터 3법 개정 이후 신설된 비금융정보 전문 개인 신용평가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금융 분야 데이터 거래소도 문을 열었다.

해외에서도 페이팔,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상거래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 평가 기반 금융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통신료, 공공요금 납부 정보 등 비금융 데이터를 참고한 신용 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피코(FICO)는 최근 3년간 매출이 연평균 약 10% 증가하고 시가총액도 2.8배 상승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김윤 SK텔레콤 CTO는 "이번 혁신 금융서비스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비금융 데이터 신용평가를 통해 금융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며 "SK텔레콤은 향후 금융 회사, 커머스 기업 등과 협력해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 출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SK텔레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