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웨이 때리기에 삼성·SK 득실 계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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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류혜경 기자
입력 2020-05-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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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타격 불가피…5G 장비 반사이익 기대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가 득실 계산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장기적으로 모바일 분야 최대 고객사인 화웨이發(발) 공급이 줄어든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손실이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5G 장비와 스마트폰 제조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일부 반사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활용한 외국 반도체 제조업체가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도록 수출 규제 개정을 추진한다. 120일간 유예기간이 지나면 오는 9월부터는 화웨이가 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없게 된다.

◆삼성,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분야 '타격' 불가피

미국의 反(반)화웨이 정책의 첫 번째 대상은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다. 그동안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에 디자인(팹리스) 이후에 TSMC를 통해 위탁생산(파운드리) 해왔다. 이번 조치로 TSMC가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줄이기 되면 화웨이로서는 스마트폰 등 제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다.

앞서 지난해 5월부터 미국이 자국 기업에 반도체 등 141개 제품을 중국 화웨이에 공급하지 말라고 지시하면서 마이크론과 퀄컴 등 미국 기업은 화웨이에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 그동안 화웨이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업체의 빈자리를 TSMC가 채워줬기 때문이다.

反(반)화웨이 정책이 이어진다면, 한국 업체도 중장기적으로 모바일 D램 등 분야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화웨이向(향) 반도체 매출을 약 10조원으로 보고 있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화웨이 수요가 다른 업체로 가게되면 일시적으로는 영향이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안정화 될 것"이라며 "화웨이가 고가 스마트폰을 생산하지 못한다면 한국 업체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중국과 미국 양국 전자 업체에 모두 납품하는 국내 반도체 업계는 어떤 방향이든 미·중 갈등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이 자국 기업의 수출 기회를 잃게 하면서까지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데 한국이 끼어들 틈은 없을 것"이라며 "한국 기업도 투자를 많이 해놔서 난감한데, 이 상황이 풀리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美, 5G 장비 세계 1위 화웨이 제재에...삼성 일부 수혜

다만 5G 장비 분야 세계 1위인 화웨이 제재로 인해, 미국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일부 반사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에 미국 5위 이동통신사업자 ‘US 셀룰러’와 5G·4G 이동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미국 내 이동통신 고객 80%를 보유한 미국 버라이즌·AT&T·스프린트에 US셀룰러까지 통신장비 고객사로 확보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델 오로 집계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글로벌 5G 장비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5%로 화웨이(31%), 에릭슨(25%), 노키아(29%)에 이어 4위를 기록 중이다.

미국 제재에도 화웨이는 유럽 시장에서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 납품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5G 장비, 반도체 등 분야에서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당장 국내 업체에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꺼내들지 모르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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