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가구, '꾸밈비' 줄여서 건강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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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05-1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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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계청 '2019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 결과'

  • 65세 이상의 부부 가구, 월평균 보건에 28만6000원 지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병원·약국을 찾는 횟수가 늘면서 월 지출에서 보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옷이나 신발, 외식·숙박처럼 반드시 필요한 비용이 아닌 분야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통계청의 '2019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가구 구성별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은 65세 이상의 부부 가구는 159만1000원이다.

이는 부부+미혼자녀(352만2000원), 65세 미만 부부가구(259만7000원)에 1.6~2.2배 적은 수준이다.

지출 품목 상위 3개 중 65세 이상 부부가구만 유일하게 보건이 포함됐다. 보건에는 약사·의사로부터 구입한 의약품과 입원비, 치과 진료비, 보건의료용품 및 기구, 외래의료서비스, 의료용품비 등이 포함된다.

65세 이상 부부가구는 월평균 식료품·비주류음료에 35만1000원(비중 22.0%)을 쓰고 보건에 28만6000원(18.0%)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비·약값 등이 먹거리에 쓰는 비용과 큰 차이가 없다.

부부+미혼자녀 가구의 보건 지출 비중이 6.8%, 65세 미만 부부가구 비중이 8.8%인 것에 비하면 2~3배 높다.

이는 고령으로 인해 아픈 곳이 늘어 치료할 곳이 많아진 데다 자녀 출가로 기존에 들어가던 교육비 등의 지출이 없어진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자료=통계청 제공]

가구주의 연령별 주요 소비 지출 비중을 봐도 60세 이상은 식료품·비주류음료(19.5%)에 이어 보건(13.9%)이 두번째로 높았다.

39세 이하의 경우 보건 비중이 5.9%, 음식·숙박 16.8%인 것과 대조된다. 40~49세는 보건이 6.2%, 음식·숙박이 14.1%, 50~59세는 보건 7.9%, 음식·숙박 14.3%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보건 비중이 높아졌다.

60세 이상의 월평균 소비지출 금액은 165만9000원으로 전국 가구 평균(245만7000원)을 하회한다. 39세 이하는 매달 244만원을, 40~49세 319만8000원, 50~59세 284만4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낮을수록 전체 지출에서 보건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았다. 저소득층인 1분위의 보건 지출(13만2000원)은 전체 소비의 12.9%를 차지했다.

2분위 보건 지출(15만7000원)의 비중은 9.3%, 3분위(19만1000원) 비중은 8.1%, 4분위(23만3000원)는 7.7%, 5분위(29만9000원)는 7.1%로 소득이 많아질수록 보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졌다.
 

[자료=통계청 제공]

빈곤층의 경우 소득이 제한적인 가운데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하기 힘들고 보험 등의 안전 장치 마련도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 은퇴 준비가 튼튼하게 되지 않은 고령 가구도 급격히 늘어나는 건강 관련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크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층은 주기적으로 들어오는 소득이 없어지면서 교육, 의류·신발, 통신 등 꼭 지출해야 하는 분야가 아니면 과감하게 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령층과 빈곤의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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