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글로벌 헬스케어포럼] “한국 의료, 100년 대계를 향한 새 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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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04-2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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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훈 고려대 안암병원장 “의료체계 전반 고려한 청사진 필요”

박종훈 고려대 안암병원장이 '코로나19로 본 대한민국 의료,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에선 사회가 지향하는 보건의료 청사진이 단 한 번도 제시된 적이 없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100년 미래의 초석을 다지는 의료 정책을 기획해야 할 때다.”

박종훈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장은 27일 아주뉴스코퍼레이션 주최로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 그랜드스테이션에서 열린 ‘제10회 글로벌 헬스케어포럼’에서 ‘한국형 헬스케어와 포스트 코로나’라는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내일(28일)이면 사태발생 100일째다. 100일간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보건당국은 2월 중순까지만 해도 ‘종식’을 언급하며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은 2월 18일 대구 신천지 교인 한 명이 국내 31번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급변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급증했으며 2월 29일 하루에만 900명을 웃돌기도 했다. 정부와 국민들은 모두 긴장했다. 정부는 초‧중‧고 개학을 연기하고 종교행사 등 대규모 집회와 PC방‧노래방 등 밀접접촉 사업장 단속에 나섰다. 국민들은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적극 동참했으며 전국 의료진들은 확진자가 폭발하는 대구와 경북 지역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전 세계가 대유행을 겪고 있지만 한국은 최근 하루 1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를 유지 중이다. 세계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성공 사례로 꼽으며 한국 의료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

박 병원장도 100일간의 대응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 같은 성과는 우리 의료 시스템이 선진적이어서 가능했던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방역지침을 적극적으로 지키고 의료진들이 현장에서 열심히 힘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선제방어는 없었다. (정부는) 현장에서 지탄 받으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다시 시스템을 재정비하며 대응했다. 또 일관된 통제의 부재는 현장의 혼란을 야기했다. 병원이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되는 부분에 대한 관리는 지방자치단체에 있고, 마스크는 보건복지부가 아니라 기획재정부에 있는 식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언하건데 이번 코로나19 대응 사례는 운이 좋았다. 물론 국민과 의료진의 노력이 바탕이 된 우리 역량이 포함돼 있다. 운이란 것도 경험과 역량이 있어야 가능하다. 다만 앞으로도 운이 좋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병원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장기적인 의료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들어 확진자 수가 줄어들자 코로나19 이후 우리 의료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여러 아이디어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의과대학 정원 확대, 감염병 전문 인력과 공공병원 확대 등”이라며 “결과만으로 따지면 맞는 방향이다. 그런데 이것이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에서 논의되지 않고 어느 한 부분(감염병 이슈)만을 고려하며 (정책이) 나온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의료 시스템이 한 포인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 지향하는 의료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또 그동안 보건의료 수장이 비의료인인 경우가 많았는데, 국방부 장관은 군인이 교육부 장관은 교욱자가 법무부 장관은 법조인이 하듯, 보건의료의 수장도 의료인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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