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바뀐 주택시장, 온라인 대 고급화..."상위 1%·영앤리치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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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0-04-1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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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 건설사들, 전시장 탈피한 갤러리하우스 속속 단장

  • 경기 위축 때 명품소비 늘 듯, 코로나19에 주거도 양극화

[대림산업 콜렉터의 집]


경기가 위축될 때 오히려 빛나는 곳이 있다. 바로 초고가 명품시장이다. 최근 고급 주거시장에도 이 같은 움직임이 반영되고 있다. 부유층은 경기 둔화에도 기존 소비형태를 유지하는 경향이 뚜렷하고, 여기에 고급주택에 대한 수요가 뚜렷해진 영 앤드 리치(Young&Rich)들의 '주택쇼핑' 현상이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건설사들이 선보이는 모델하우스를 보면 이런 흐름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스(대중) 브랜드 아파트들은 온라인 모델하우스로 대거 전환하면서도 상류층을 거냥한 고급 모델하우스·콘셉트 하우스만큼은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소홀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내부 인테리어·빌트인 가구·마감재·조명은 물론 꽃병 등 소품까지 최고급 브랜드를 활용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GS·롯데·포스코건설 등 국내 주요건설사들은 최근 자사 주택 브랜드의 고급이미지를 심기 위해 천편일률적인 모델하우스가 아닌 갤러리 공간으로 꾸민 최고급 주거전시장을 오픈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최근 콘셉트 하우스인 '2020 아크로갤러리-컬렉터의 집'을 공개했다. 기존 모델하우스가 아닌 '건강한 삶을 지향하고 예술적 취향이 닮은 부부', '다양한 취미가 있는 4인 가족의 일상' 등 특정 콘셉트를 잡고,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 문화체험장 같은 공간이다. 가전·주방가구·인테리어 소품 등을 국내외 최고급 브랜드로 채운 것은 물론 유명 현대미술가들의 작품도 전시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아크로갤러리는 회사의 기술력과 디자인·설계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콘셉트카에 해당한다"면서 "아크로를 통해 하이엔드 라이프와 예술적 감성이 조화된 최상의 주거 기준을 보여주면서, 궁극적으로는 아파트를 넘어 주거의 경계를 허무는 브랜드로 계속 확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홍보하기 위한 갤러리 공간을 최근 용산구 한남동에 마련했다. 해외 유명설계사들의 설계를 VR(가상현설)을 통해 체험하고, 명품주방가구나 인테리어 디자인 등을 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대우건설도 고급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을 소개하는 써밋갤러리로 홍보관을 재단장했고, 롯데건설은 그동안 자사 대표브랜드인 롯데캐슬 전시장인 '갤러리엘'을 최고급 브랜드인 르엘을 홍보하기 위한 '르엘캐슬갤러리'로 바꿨다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은 각각 속초, 송도에서 분양하는 고급 아파트의 갤러리하우스를 강남에 마련했다. GS건설은 강원도 속초시에 43층 규모로 짓는 '속초디오션자이' 홍보관을 서울 대치동 자이갤러리에 따로 마련했다. 단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24층에 특화설계가 적용된 최고급 커뮤니티가 들어선다. 회사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거주자들의 문의가 너무 많아 속초보다 서울에 홍보관을 먼저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도 인천 송도에서만 운영하던 '더샵갤러리'를 서울 강남에 열었다. 강남구 신사동에 개관한 더샵갤러리는 최신 건축 기술과 건축자재,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주택을 선보이는 곳이다. 아파트 입구에 등록된 얼굴 정보로 출입할 수 있는 '안면인식기술'을 적용했고, 날씨 정보뿐만 아니라 화장법과 가상으로 의상을 시착한 모습을 보여주는 기능이 담긴 드레스룸의 '스마트미러'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주거시장 양극화 바람과 맞닿아 있다. 사람들이 주택에 부여하는 가치는 점점 높아지는데 건설사 시공능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단일 아파트 브랜드만으로는 더 이상 변별력이나 차별화를 보여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소비의 신진세력으로 떠오른 젊은 부유층들은 '주거 얼리어댑터'처럼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고 미래주거문화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자동차 회사들이 일반 사람들을 겨냥한 대중적인 자동차와 판매량은 적어도 가격대가 높은 럭셔리 자동차를 동시에 내놓듯, 건설업계도 최근 대표 브랜드와 하이엔드 브랜드를 동시에 선보이면서 공략 계층을 다르게 가져가고 있다"면서 "고급단지들은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안정성이 높고, 특정계층에 시공사를 홍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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