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원으로 만든 'EBS 온라인클래스'... "장애는 이미 예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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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0-04-1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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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4만 접속에 장애 빗발친 온라인클래스·e학습터, 1억명도 너끈한 구글 클래스룸

2단계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16일, EBS '온라인클래스'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에서 또다시 간헐적 장애가 발생했다.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상당수의 교사들은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을 이용하라는 교육부의 방침을 깨고 외산 LMS인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해야만 했다. 업계에선 고작 15억원의 예산으로 만든 소규모 LMS로 모든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을 감당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는 16일 오전에도 곳곳에서 접속 지연 현상이 일어났다. 온라인클래스는 동영상 실행 도중 끊기는 현상이 나타났고, e학습터는 소셜 로그인과 동영상 실행 불가 현상이 일어났다. 특히 KERIS가 e학습터에 몰리는 트래픽을 분산하기 위해 만든 학습 커뮤니티 서비스 '위두랑'은 오전 9시 30분 오류가 발생한 후 아예 서비스가 중단됐다.
 

[사진=아주경제 그래픽팀]

IT 업계에선 두 학습관리시스템의 잇따른 장애를 두고 예견된 문제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는 모든 초·중·고등학생의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방과 후 소프트웨어(SW) 수업이나 지역별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목적으로 만든, 용도가 제한된 시스템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두 LMS는 총 400만명에 달하는 초·중·고등학생이 동시에 접속하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 만한 기술적 완성도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초 EBS가 SW 교육 서비스 이솦과 온라인클래스를 구축하기 위해 투입한 예산은 14억7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당시 EBS는 스마트러닝 기업 유비온과 계약을 맺고 온라인클래스를 구축했다. 당시 EBS는 유비온에 온라인클래스를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애저'에 구축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에 KERIS는 티맥스소프트가 구축한 e학습터와 퓨전소프트가 만든 위두랑을 클라우드 상에서 운영하기 위해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과 서비스 이전 및 운영 계약을 맺었다.

클라우드 업계에선 제한적인 용도를 상정해 만든 학습관리시스템을 대규모 서비스로 확장하려면 그만큼 오랜 개발과 테스트 기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최대 동시 접속자 수가 7만~8만명에 불과했던 두 LMS는 교육부의 온라인 개학 방침 발표 이후 동시 접속 가능한 인원을 300만~500만명 수준으로 급격히 확대해야만 했다. 이에 EBS와 KERIS는 당시 계약을 맺은 유비온과 NBP에 급히 서비스 확장을 요청했다.

결국 충분한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졸속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게 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클라우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파일을 저장하는 스토리지와 개인정보를 인증하는 통합인증(SSO)에서 오류가 급증했다. 둘 다 테스트 없이 서비스 규모를 확장할 때 일어나는 대표적인 오류 사례다.

이날 오전 9시 두 LMS의 최대 동시접속자 수는 당초 예상한 400만명보다 한참 적은 134만명에 불과했다. 순차적 개학으로 오전과 오후로 트래픽을 분산한 이유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많은 교사들이 공공 LMS를 포기하고 장애를 일으키지 않은 외산 LMS를 온라인 수업용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선 교사들의 트래픽 분산 노력에도 문제가 발생한 공공 LMS와 문제없이 작동된 외산 LMS를 두고 기술적 격차가 확연히 드러났다는 반응을 보였다. 
 

잦은 오류로 서비스가 멈춰버린 '위두랑'.[사진=위두랑 폼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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