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올해 1%대 경제성장 쉽지 않을 것"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영훈 기자
입력 2020-04-09 13: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올해 1%대 경제성장률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회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연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개 양상은 '코로나19‘ 회복 수준에 따라 크게 갈릴 것”이라며 “마이너스 성장까지는 가지 않더라고 1%대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4월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6일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만큼, 일단은 ‘관망세’에 나선 것이다.

이 총재는 또 "아직까지 추가 금리 정책을 펼칠 여력이 남아있다“며 ”향후 시장 안정을 위해 국고채 매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코로나 19’의 전세계 확산 정도가 심각하다. 과거 금융위기 때보다 충격이 클 것으로 보는지

(코로나19가) 예상을 넘어서는 빠른 속도와 강한 강도로 전 세계에 퍼지고 있다. 세계 각국들은 코로나 확산 억제를 위해 강도 높은 정책을 펼치고 있고, 공통적으로 내부 수진에 시달리고 있다. 특정 국가에 한정된 게 아닌, 전세계 국가가 동일하게 경기부진을 겪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 금융위기 때보다 충격의 강도가 훨씬 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어느 정도 수준으로 내다보는지

국내 경기 흐름은 전적으로 코로나 사태 진전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경제전문가 및 보건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코로나는 하반기부터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전망해보면 경제활동이 곧바로 정상화되진 않겠지만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이다. 이 경우, 올해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1%대 성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검토와 관련된 진전 사안은 없는지.

앞서 금융시장 상황 악화에 대비해 일종의 안정장치로 비은행 기관 대출을 검토 중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해당 조치의 목적은 회사채 안정이기 때문에, 회사채 주요참가자인 증권사에 우량회사채 담보로 대출해주는 제도를 검토 중이다. 이는 한시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한은과 정부가 실무자선에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협의 결과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이 구체화될 것으로 판단한다.

-특수목적법인 세워서 직접 매입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나

정부 보증 하에 법인을 통해 설립하는 것은 상당히 효과가 크지만, 그 자체에는 기본적으로 한계와 제약이 있다. 연준과 같이 정부와 같이 협의해서 정부의 신용보강을 통해 시장안정에 대처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정부와의 구체적 논의 사항에 대해선 아직까지 밝히기 어렵다.

-5월에 추가금리 인하 가능한지 정책여력 남았는지

앞서 기준금리를 0.75%로 낮췄다. 비교적 큰 폭으로 낮췄기 때문에 당연히 정책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금리로 대응할 정책 여력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게 사실이다. 상황에 맞춰서 정책을 대응해 나갈 것이다. 금리는 물론이고 여타 정책수단도 상황에 맞춰서 적극 활용해나가겠다.

-국고채 매입, 회사채 매입 나서서 유동성 공급해야 된다는 지적이 있다

회사채 직접 매입은 여러번 설명했듯 법적 제약이 있는 게 분명하다. 국고채의 경우에는, 필요시 적극적으로 매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앞서 말했듯, 연내 '코로나 19' 대응 목적의 재원 마련 필요에 따라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에 따라 국고채 수급 안정을 통해 시장 안정을 도모할 생각이다. 오늘 오후에도 국고채 매입 계획 공고할 예정이다.

-두 차례 RP매입 외화대출 입찰결과에 따른 자금조달시장, 달러자금시장, 채권시장에 대한 평가는

한은은 전액공급방식 RP매입으로 9조원 가까이 유동성을 공급했고, 외화대출 입찰 통해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131억달러를 공급했다. 이런 조치로 증권사 등 금융회사의 자금조달 사정이 상당부분 개선됐고, 정책효과가 나타났다. 또 채안펀드출자금융회사의 소유자금을 적기에 공급해 시장안정과 채안펀드의 원활한 조성도 효과적으로 뒷받침했다. 외화대출로 131억달러가 은행에 공급된 것도, 통화스와프 자금이 은행의 대(對)고객 거래통해 실수요자에게 공급돼 외화자금수급 여건이 개선에도 기여한 것으로 판단한다.

-연준이 미국채 시장 포함한 금융시장 원활한 기능을 뒷받침하기 위해 레포 대출기구(FIMA) 만들어 시행한다고 했다. 향후 달러 조달 상황이 다시 불안정해지면 해당 기구를 활용할 계획 있는지.

앞서 말햇듯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이용한다기 보단 일단 지켜볼 생각이다. 다만, 미 연준과 레포 거래를 통해 달러 유동성 확보할 수 있는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총재가 최근 한은의 문제의식이 안일하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같은 외부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한은과 금통위원들 전부다 국내 경제, 금융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큰 충격이라는 게 공통적인 생각이다. 따라서 과거에 하지 않았던 여러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은 중앙은행에 부여된 권한, 그 범위 내에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시장의 기대와 괴리가 발생하는 것 같다. 미 연준의 조치를 거론하며 비교하는데, 연준의 조치도 중앙은행의 권한과 범위를 벗어난 것은 없다. 각국의 상황, 법적 제도여건이 다르니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은과 금통위는 금융안정을 위해 최대한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가고 있다.

-미 연준이 장기금리 시장 안정을 위해 2차 세계 대전때 사용한 적이 있는 YCC(수익률 곡선 제어 정책)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있다. 연준이 YCC를 도입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효과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국내 도입 계획도 있는지.

미국은 자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제도를 펼쳐가고 있다. 각국마다 상황이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최근에 단기금융시장안정을 위해 전액공급방식의 RP매입을 통해 3개월 만기 금리상환을 검토 중이다. 필요하면, 다른 나라와 똑같은 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상황에 맞춰 필요에 따른 정책은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금융전개상황에 맞춰 적기에 적합한 정책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한은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